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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한고.

상대가 원하는 걸 해줘야 한다고!!(너부터)

by 제니

#1

엄마는 평생 나를 위해 아침밥을 차려주셨다.


아침마다 녹즙도 갈아주시고, 건강에 좋다는 칼밀크였던가(우유에 인삼을 갈아서),

수제 요플레(집에서 요플레를 만들어서 직접 먹는), 아로니아도 우유랑 갈아주시고.....

늘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뭔가를 챙겨주셨다.


그러나 나는 야행성이었다.

언제나 잠이 모자라고 특히나 아침에 눈 뜨는 게 정말 힘들었다.

나는 정성껏 차려진 밥상보다 5분의 꿀잠을 자는 걸 원했기에,

엄마와 많이 부딪혔다.

(엄마의 정성을 참 제대로 못 알아드려서 죄송할 따름이지만.)


분명, 엄마는 나를 사랑해서 정성으로 아침을 해주신 건데,

나는 아침밥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물론, 내가 아주 이해심이 많아서 나는 원하지 않아도 늘 감사를 표했으면 괜찮았겠지만.

대부분 졸린 눈을 비비며, 마지못해 앉아서 밥을 먹을 때도 많았다. (특히, 취업 이후)




#2

그는 나에게 밥을 해줬다.

그러나 나는 소통이 필요했다.

그는 아마도 밥을 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물어보고 질문했다.

그는 언제나 쉬고 싶어 했다.

늘 뭔가를 주고 있으면서도

상대는 늘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받기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해주기 마련이기에.


#3

나는 아들이 나를 기억할 때

<엄마는 언제나 내편이고, 가장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

<우아하고 밝고 인자한 미소의 아리따운 엄마>로 기억해주길 소망한다.

그래서, 평소에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


혹시라도 아들에게 짜증을 내게 되면

내가 기대하는 저 모습에서 엇나갈까 봐 걱정을 한다.

아들이 나랑 있는 것을 지긋지긋해하고 혹시라도 탈출을 꿈꿀까 봐.


그런데 아들이 나에게 원하는 건 뭘까,

순간순간 집중해서 자기랑 놀아주고 함께하는 것

언제나 옆에서 있어주는 것.


나의 완벽주의 기준을 내려놓자.
지지고 볶는 게 다 사람 사는 것.


내 욕심, 이상향이 아닌

아이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들어줄 수 있도록.

언제나 초점을 아이에게 맞추자.


(아마도 사춘기를 겪고 성인이 되는 과정이면, 누구나 집을 떠나고 싶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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