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를 부러워했었다.
#1
"난 언니를 부러워했음. 예쁘고, 몸매도 좋고 웃는 것도 자연스럽고 노래, 피아노, 영어 못하는 것도 없지. 내가 갖지 못한 게 많아서 난 언니가 있어서 좋았지."
대학시절, 해외봉사활동을 같이 다녀온 후배와의 대화 중 나에 대해 언급했던 내용이다.
의외였다. 나는 사실 그때 그 후배에게 약간의 열등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주목받기를 좋아하며 주인공을 원하던 나보다 더 예쁜? 후배의 등장으로 나는 은근 기가 죽었던 것 같다. 내가 보이게는 너무 예쁜 그 후배는 눈도 크고 늘씬늘씬하고 서구적이면서도 동양적인 신비로운 외모를 가진 친구였다. 거기에 성격도 카리스마 있고 그런 모습에 주눅이 들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나에게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그냥 웃음이 절로 나왔다.
왜, 우리는 자신의 좋은 모습은 바라보지 않고 타인에게서 그 좋은 모습들을 바라보고 있단 말인가.
누구에게나 예쁜 구석이 있기에, 이제 그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보자.
들꽃은 들꽃으로 존재해서 예쁘고, 장미는 장미로서 예쁘지 않은가?
#2
쎄 보여도 마음은 여렸지. 언니, 할 말 다하고 리더 역할 하는 사람처럼 보였지.
그 후배가 기억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 것을 위해서는 자기주장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해결사 역할을 해 왔더라.
날 위한 진정한 자기주장, 올해 시작했다.
나는 이제 진정한 마침표를 찍는 연습을 통해, 나 자신을 책임지려 한다.
좀 제대로 달려보자~
(이번 주 코로나도 아닌데, 몸이 탈탈 털렸다. 그간의 수면부족을 보충하기라도 하듯, 삼일 내리 시체처럼 잠만 잤다. 오늘부로 몸이 좀 나아져서... 다시 걷자. 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