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키우는구나.
어느덧 아들이 훌쩍 자랐다.
동네 공터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는데, 수줍은 얼굴의 여학생이 다가와서 이렇게 말을 건다.
"오빠, 나도 줄넘기 좀 알려줘."
키가 큰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애가 먼저 다가와서 아들에게 호감을 표시한다.
수줍음 가득한 아들은, 민망해하면서 줄넘기 시늉을 보인다. 짜식, 언제 이렇게 큰 거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나도 계속 자라고 있다.
생각해보면, 임신 직후부터 뭔가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아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압박감에 굉장히 힘들었는데, 지금 보니 얼마나 무지한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그 어떤 조건으로 통제하고 인풋을 가한다 해도 이 생명은, 본연의 타고난 기질대로 자가발전할 텐데.
[반듯하다]
1.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않아 반반하고 훤하다
2. 틀림없이 그러하다
[(명)이] (모습이나 생김새가) 비뚤어지거나 기울지 않아 반반하고 훤하다.
[(명)이] (무엇이) 격식이나 조건이 빠짐없이 잘 갖추어져 훌륭하다.
[(명)이] (마음씨나 언행이) 공손하고 바르다.
성공할 거야. 반듯하게 살아, 그럼 돼.
성공의 기준이 과거와는 달라졌지만, 아들과 함께 성장하고 성공해야겠다.
내가 삐뚤어지지 않게 나를 잡아주는 대상인 <아들>이 있기에 하루 한 뼘씩 바른길로 나아간다.
나를, 반듯하게 살게 해주는 동력이 있어 감사한 하루.
내가 너를 키우느라 힘든 줄 알았는데, 네가 옆에 있어서 나도 함께 크는구나.
같이, 잘 크자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