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놀이터를 다녀오는데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내 마음속에서 나에게 자꾸만 이렇게 말을 해."
"넌 아무것도 못해"
"넌 약해"
"다 포기해"
"넌 키도 작고 못생겼어"
아들의 말을 듣고 이렇게 말을 해 줬다.
"아들아 넌 지금도 충분히 온전해. 그럴 때면 너 자신의 목소리에게 이렇게 말해봐."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난 강하고 충분히 할 수 있어."
아이들만 그렇겠는가.
마흔이 된 나도 수시로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튀어나와서 나에게 그렇게 말할 때가 있는 것을....
말은 이렇게 해줬지만 곱씹어보니 부모가 자식을 위해,
자식들이 잘 되고 더 나아지길 위해 주로 하는 말(언어)이 생각보다 부정적일 때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대체로, 우리는 '걱정되는 포인트'를 먼저 아이에게 말을 한다.
그럼, 아이들은 "나는 지금 충분하지 않아"/ "나는 지금 뭔가 부족해'라고 느낄 수도 있겠다.
예)
1) 약해서 괴롭힘 당할까
>>너 그렇게 약하면 나중에 괴롭힘 당하니까 잘 먹고 태권도도 배워야 해.
2) 키가 작아서 안 클까 봐
>>제발 좀 잘 먹어라, 아무리 잘생겨도 키 작으면 소용없어. 넌 왜 그렇게 작니, 네가 안 먹으니까 계속 키가 작은 거지~
나도 무수히 들어오지 않았던가.
나를 사랑하는 엄마로부터, 아빠로부터, 늘 내 걱정을 하는 많은 지인으로부터.
물론, 다 안다. 이제 나는 성인이라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의 다정한 말이라는 것을.
그러나, 아직 자의식이 충분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그런, 타인들이 바라보는 말들로 인해서 더 위축되고 자기다움을 발현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나 부터 조심해야겠다.
그냥, 지금 오롯이 충분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록 지금 그 아이가 뭔가 부족하고 느릴지라도
잘 관찰하고, 아이의 속도에 맞게끔.
(사실, 이게 말은 쉬운데 실천하기 참 어렵다.)
[PS 어제 본 영상 중 의미 있고 내용이 좋아서.]
나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게,
우리 사회가 '괜찮은 사회'라고 느낄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