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목표는 '조화롭게 협력하기'
아들과 처음으로, '직접' 고속도로로 운전해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
아래의 일정이 계획했던 것들이고, 실제 거의 90% 이상은 달성한 것 같다.
이번 여행에는 '목표'가 있었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아들이 5학년 정도가 됐으니 많이 성숙(?)했을 것 같아서로의 욕구를 조율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할 때면 하기 싫어도 잘 맞춰주자고 다짐했으나 아니었다.ㅎ
여전히, 하기로 했는데 왜 못하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아들을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 아직 낯선 곳에서의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아들과 2박 3일 여행하며 느낀 건,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하기보다는 아낌없이 더 많이 사랑해줘야 한다는 거였다. 그게 전부 같다.(물론, 사춘기 시작초입의 아들과 계속 부딪히지만.)
어떤 상황에서 적절한 좌절을 스스로 겪을 아이를 멀리서 지켜보며, 개입하지 않는 인내가 아이의 힘(자생력)을 키운다.
낯선 곳에서의 주행이 여유로워진다면, 달라지려나? 내가 더 많이 연습 & 훈련해야겠다.
파국을 치달을 뻔한 2박3일 여행이 어쨌거나 잘 마무리됐다. (나, 무슨 극기훈련 하고 온 줄 @.@)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 투숙(메인)
Day 1 - [9일 (수)]
-9시 출발 ~ 12시 도착 (중간 휴계소) >>10시출발~
-점심(강릉감자옹심이) 12~12시30분 >>감자옹심이와 감자송편으로 점심 먹음
-동양 자수박물관 (못감)& 오죽헌 12시30분~2시30분 >>오죽헌 해설 들으며 구경함.(날이 덥고 수영이 고픈 아들과 1차 결렬. 이날 오죽헌 안에 무슨 까투리 전시가 처음 오픈하다고 해서, 난 그걸 아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왜 엄마 보고싶은것만 보냐고 컴플레인 하는 아들과 한바탕...지금까지 단 한번도 학교 빠지고 여행온 적 없어서, 특별히 이번 여행은 오죽헌 등 역사답사가 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아들은 이걸 잘 이해못했다.) + 오죽헌 앞 갤러리 카페에서 커피 & 휴대폰 충전(내비게이션을 위해)
-리조트 체크인 2시50분~3시10분 >>4시 이후 체크인
-휴식(~4시까지)
-야외수영 (4~6시) >>휴식 없이 체크인하자마자 수영시작 (4시50분~ 6시)
-저녁식사 >> 숙소 근처 피자집에서 피자로 저녁식사.
Day 2 - [10일 (목)]
[아침]
-아침식사 + 산책 (해변 주변) >> 전날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과 반숙계란으로 일단 간단하게 아침식사.
-보헤미안박이추커피 (모닝커피) >>11일(금)오전으로 이동
-이른점심 & 경포해수욕장 (수영) 11~2시 >> 오전 10시 전후부터 ~3시까지 바다 앞에서 수영 시작~(모래사장 위 물놀이장에서도 놀고 바다에서도 수영했음)
[오후]
-독립서점 방문 [한낮의 바다/윤슬서점/관동별곡(소품샵)] >> 모두 가긴 했음. 윤슬서림 부근 주차 후 아들과 각각 책 1권씩 샀다. 관동별곡 소품샵에서는 아들 책 1권 샀다(강릉에 대한 만화). 아직 어린 녀석에게 '할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게 너무 힘든 날이었다. 아들은 주차가 잘 안 될 경우 못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2차 결렬)
[저녁]
-여고시절카레떡볶이 >> 주차가 힘들어서, 근처에서 돌아가려고 했는데 아직 여길 꼭 가야 하는 12살 초등학생에게는 왜 못 먹느냐고 짜증을 내는 상황 발생. 날도 너무 덥고 초행길이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 공영주차장에 세웠지만, 불만을 표출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주면서 3차 결렬
-[추가일정] : 감자적 본부 가서 감자전 , 메밀묵 먹고 저녁 산책~
Day 3 - [11일 금]
[오전]
-조식 & 산책 & 휴식 >>전날의 피로로 산책 못 하고 아들은 만화 보고 난 뻗어있다가 10시10분경 이른 체크아웃.
-체크아웃 11시~
-허균.허난설헌기념관 >>박이추 커피본점을 먼저 갔다. 고속도로가 처음이기도 한데, 헛된 자신감으로 네비 찍고 갔다가 강원도 산길에서 두어 번 헤맸다. 나도 식겁.... 그러나 결국 모로 가도 천천히 돌아가니 목적지에 도착하더라. 그러나 이미 위축된 마음은 박이추 커피 본점을 느낄 새도 없이 주눅 들어버렸다. 대기를 좀 하다가 불편한 마음으로 비엔나 카페와 커피콩 빵, 및 드립커피 몇 개를 주문하고 금방 나갔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다음 목적지로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을 찍고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장했다. 수,목,금 중에서 가장 더운 날씨였다. 목요일에 바다 수영하길 잘했다. 강릉, 바다 햇살이 장난이 아니구나~~
[점심]
-식사 & 강릉초당두부티라미수 >>아들과의 2박3일 여행을 급히 추진하다가 몇몇 스레드 친구가 '강릉'을 추천해 줬는데, 그중 DOOTI라는 스친이 운영하는 가게를 가봤다. '부두 티라미수'라고 해서 '두티'라고 했다. 여자 사장님도 책을 한 권 내셨다는데, 나와 비슷한 내용이 있어서 '내적친밀감'이 느껴졌다.
엄마가 되면, 그 단절의 시간 동안 나를 마주하고 돌보는 시간을 가진 사람들은 어쨌거나 성장한다.
(물론 퇴보하고 일희일비하기도 하지만)
-귀가~ >>시간상 평창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주유를 한 뒤 목적지로 향했다. 사실, 일반 주유소를 생각했는데 가보니 SELF 주유소여서 엄청 당황했다. 왜냐면, 한 번도 셀프주유를 해본 적이 없기에...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는 이런 순간에 융통성 있게 대처가 어렵다. 식은땀이 한번 나면서 당황하면서 유투브를 찾아보다가 결국에는 직원 한 명이 있어서 겨우 기름을 넣었다.
(2시 이후 강릉에서 출발해서 6시 전에 무사히 도착.)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해본 것
-고속도로 운전
-셀프 주유 이용
-차 가지고 강릉 간 것
-스레드 친구 가게에 직접 가본 것
완벽하지 않아서 못 하던 것들인데 일단 하니까 되긴 되더라.
(물론, 첫 고속도로라 원주대신 인천으로 갈 뻔도 하고 중간중간 다른 길로 헤매기도 했지만.)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강릉에 차를 가지고 간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냥, 차 가져가라고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더위에 짐도 많은데 차 없었으면 진짜 고생할 뻔했다 ㅎㅎㅎ)
7월도, 잘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