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과거를 추억하는 일

왜 모든 '과거'는 시간이 지나면 아름답게만 느껴질까?

by 제니

사실 나는 지금 잠자리에 들었어야만 한다.


매일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에너지 200% 충천해 아침부터 놀이터를 나가자는 아들을 보려면 말이다.


사건의 발단은 자정이 넘어서 온 '카톡'에서부터 시작됐다.

4년여 전, 직장에서 한 팀으로 일하던 s에게서 카톡이 왔다. 그 시절이 참 행복했더라며....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는 s는 일은 번창하고 있지만 혼자 하는 외로움과 오너로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전 행사를 위해 시동이 꺼질 듯한 오래된 회사차를 빌려, 동강까지 가 점심 메뉴인 재첩국까지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던 그 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지만, 이내 그때 우리가 나누던 이야기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성격은 다르지만 말이 잘 통하던 s와 나는, 각자의 관심사와 비전에 대해 공유했었다.


나는 '사람'과 '자기계발'에 대해 관심이 많았었고 s 또한 개인 사업 및 독립된 무언가에 대해 관심이 있을 때였다. 한창 일하라는 개미직급인 '대리'였던 우리는 조직에 대한 각자의 불만과 답답함을 토로했었다.


지금 그 시절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떠올리는 건, 현재 우리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이 아닐까?


꿈 많고 패기 넘쳤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목 늘어난 추리닝 바지를 입고 아침부터 시작되는 전쟁터 같은 육아에 1년이 넘도록 적응하지 못하는 나.


그리고 사업체 이전과 결혼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s, 우리 모두의 공통점은 바로 '재 미 가 없 다'로 결론 났다.


결론은 하나다.

과거로 돌아갈 순 없는 일이니, 현실의 삶 속에서 스스로 '재미'를 만들어야 한다.



공지영 작가의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명심해라. 이제 너도 어른이라는 것을. 어른이라는 것은 바로 어린 시절 그토록 부모에게 받고자 했던 그것을 스스로에게 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것이 애정이든 배려든 혹은 음식이든.


이 문장을 본 뒤 한참을 멍하니 허공만 바라 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아직도 어른임을 받아들이지 못한 '어린이'로 살고 있더라는 것을....


p.s


s야, 우리 둘 다 삶이 재미가 없게 느껴지지만, 4년 전 열정을 다해 행사 답사를 갔던 그 시절처럼 서로 각자 위치에서 지금 하는 일에 '약간의' 재미를 찾아보도록 하자.


나는 그래서, 미뤄두고 바쁘다는 이유로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고,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참여하게 되었다.

비록 나의 사랑하는 아들은 3시간 30분 뒤면 어김없이 일어나 나를 깨울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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