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도롱또돗

탄산수 1화

by Soden

ᄆᆞᆫ도롱또돗 (맨도롱또돗)

= 제주도 방언으로, 정확한 뜻은 “따뜻하고 포근하다” 기분이 좋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상태를 표현함.








내방 침대 한 켠엔 소리없는 생명 아닌 것이, 세상 어찌나 새초롬한 표정을 하고 이날 여태껏 나와 함께.


두 해가 지나고나면 활짝 펼쳐 보인 손가락의 갯수가 이제는 정말 모자르게 될 거야.

소리없어, 듣는 시늉조차 어려운너를 향해 마음속 덤덤히 내뱉던 내 감탄의 소리가.


별 것 아닌 솜인형 따위가 별 것 아니게 내게로 와 머금어버린 지나간 8년.

매달 너의 묵은 때를 벗겨주겠다며,

둥글고 험악한 드럼통 가득히 쏟아버린 합성세제와 함께 달달달.


첫해에 개나리 피어 물들여놓은 너의 노란 온 몸은

5년 전 나의 빛바랜 청춘과

3년의 새벽을 물들이기에 바빴던 누군가의 수성들로 이제는 빼곡히.


사람은 자신이 쓰는 일기장에도 거짓을 담고,

나는 인간의 모양새를 하고 사람의 흉내를 내며,

8년이란 새벽동안 너만이 알고있는 나만은 모르는 진심을 담았던거야.


소리없는 것이, 듣는 시늉이라도 해줄수 없겠냐만서도.

생명 없는것에 마음도 없었기에, 그러하기에.

주책맞은 나를 영원의 시간처럼 덤덤하게 받아들여주던 너와 지금의 서른번째 계절을 보내고 있어.


이름을 지어주면 나는 너를 조금 더 느낄 수 있을까.

이름을 불러주면 너는 나를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어느날은 고약한 드럼통의 소행인가, 아님 나날이 독해져간 내 수성의 쌓임 때문일까.

어느 누가 뭉친 눈송이들길래 하나같이 뒤죽박죽 모양새가 영 못났다고.

투덜대는 내 주둥이는 얇아빠진 지갑사정따윈 안중에는 없어도

너 만큼은 새초롬해진 눈으로 나를 본다 하여도.


세상 제일 좋은 눈송이로,

세상 제일 따듯한 마음로

세상 제일 포근한 품이 될수 있도록.


새로운 눈송이로 채워진 너를 향해 불러주고 싶은 이름이 떠올랐어!


맨도롱또돗( ᄆᆞᆫ도롱또돗)

'제주도방언으로 따뜻하고 포근하다 '


이제 너는 나를 들을수있을까 나 욕심을 부리는거야.



다 큰 어른이 헝겊 안에 솜이나 뭉개놓은 인형을 품고 지껄이는 모양새와 꼴이 우습다며 손가락질하면

어느 계농장이 옥수수를 그리 많이 먹여 키운 닭의 노른자 마냥 오렌지 빛깔 낭낭한 광대를 부여잡고 조용한 줄행랑을.


내 오늘의 새벽은 왜 섧은지 물어주길 바랬어.

모두 잠든 시간 너를 안고 그들이 너를 험담 하였다며 한참을

채 넘기지도못한 침이 왈칵 쏟아지도록 꺽꺽.

아니, 아니야. 실은 나를 욕한 것이라며 나도 모르는 너만이 아는 진심으로 진심으로,

소리 없이 억억 울어 제껴버린, 그림자가득한 섧음만이 이유일거라고 아무렴 그 뿐일거라고.



그래도 괜찮다. 아침이 오면 또 괜찮을거야.

그렇게 별 것 아닌 것으로 나를 욕하고 별 것 아닌 것으로 나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별 것 아닌 내 이야기를 여지껏 듣지는 못해도 별 것 아닌 내 옆에 여태껏 너만큼은 남아 있었으니.


그래,

내가 버리지 않으면 너는 여전히 내가 바라는한 따뜻하고 포근하게 언제나 영원히 내편일거야.






별 것 아닌 것이 아니게 되어버린.

나의 ᄆᆞᆫ도롱또돗.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