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장갑 펑

비눗방울 퐁

by 김동환

여름엔 언제나 많은 일들이 있다

그중 제일은 고무가 부푸는 일

고무는 부풀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바람구멍이 너무 크면 소용없는 일

힘겹게 내뱉는 숨이 동시에 돌아온다

정말 동시라고 느낄 만큼 빠르게 뱉어본다


이 모든 음정에도 리듬이 들어간다는 걸 넌 알지

꽤 자주 무거운 숨을 뱉어서 더욱 빨리 부풀지도 몰라

여름엔 누가누가 가장 먼저 부푸는가

최고로 부푼 사람이 제일 멋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너에게 편지를 쓰는 일은 뭐랄까

매달아 보낼 고무장갑을 부는 일

온 입을 틀어막고 몸속의 모든 걸 쏟아붓는 일

잠시라도 놓치면 영영 제자리인 일


참았다

손가락이 가려진다

그런데 어떻게 묶어야 하지

입가를 벗어난 자국이 짙어진다


정말

이제는 여름이 아니면 너를 생각할 수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