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는 허벅지가 머물러서

by 김동환

고사리 손이 녹음을 부르짖는 순간으로

배수관이 터지면 품을 잃는 물들이 있어서

달궈진 세계는 다른 통로가 되지 못해 준다 억울해진다

그건 정해진 종말 꼭 죽음을 약속한 세계 같다

이쯤 할걸 그랬나봐 라고 생각하는 생각도 편지를 잃는 계절 그건 잔뜩 달궈진 발바닥으로 추락한다 억울해진다 사랑도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는 계절 몸보신을 강조하던 어떤 계획도 처진다 지구가 강해진다 억울해진다


어떤 손은 놓으면 안 됐는데 이맘때였다

억울함을 벗어나면 억울해져서 억울해진다

이건 학습된 마음 경험된 상실이다 실종이다 잃어버린 초록이다

최초로 필사된 사랑은 필시 이쯤에서 적혔을 것 허리가 접히는 공간과 수평에 최초의 의자와 최초의 식탁 작성과 식사가 구분되지 않았을 역사


여기서부턴 접힌다 잃어버린 마음들도 새 통로를 찾는다 어떻게든 서있는 까닭은 중요해진다 선천적인 타고남을 찾는다 많이 접고 펴고 걷고 끼워 넣고 통로가 된다 모두에게 도달하는 사랑은 더위가 아닌 다리에 머문다

사랑의 허벅지와 무릎 뒤편의 온도는 최적의 기온 적당한 소음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는 계절

최초의 발바닥은 어디까지 남겨졌을까

돌부리에 걸리면 마음이 다친다

식사와 작성이 구분되지 않는 멋진 털복숭이들의 발돋움

한 손 사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