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체 이별

by 김동환

너는 이제 다른 지구에 서서 날 업고 무게를 견딘 때를 잊었다

축하를 전하지 못할 때마다 빠짐없이

손끝 너머 유리창 입김 위 필멸하던 다정들을 기억난다

특히나 너의 새 애인 얘기를 전 애인에게 들었을 때

이제는 아침에 양치를 하는 일로

다 큰 나를 쓰다듬어주는 사람을 다신 못 보게 되었지만

그게 이유라면 여전히 너의 두 손에 수증기를 불어넣고 싶다 그 위에 존재하지도 않을 맹세를 적고 싶다

그러다가 곤히 조는 너의 옆에서 억지로 숨을 참고 싶다 박동을 맞추고 싶다 못하는 것을 못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그맘때 돌담 넘어 해변에서 힘껏 차던 몽돌의 결말이 전해질 것 같아

부서지지 않는 모든 것들은 고정된다는 거짓말

아직도 이맘때 우암동 골목길 빨간 담장 너머 백일홍을 찍고 다니니 찰칵

이젠 그 사진도 우리의 몫이 아니지만

필름의 압력이 온기를 장면으로 바꾼다 여름이 식는다

그렇게 두 눈을 꼭 감고 있었을 때 눈을 감고도 맞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을 때 속으로만 되새기지 않을걸 그랬어 혈관을 핥아주고 싶다는 말 사람보다 사랑이 되고 싶다는 말 너와 주고받은 첫인사가 꼭 헤모글로빈이 되어간다 네가 없는 모든 여름의 사탕이 단종됐다는 소문이 해변에서 맴도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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