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불편주의 영화뒷담화
심리학자인 섀드 헴스테터는 ‘Self Talking’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생각에 대한 통계를 내었는데, 사람들은 하루에 깊이 자는 시간을 빼고 20시간 동안에 5만 내지 6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한 시간이면 2500번의 생각을 하고, 1분에 42가지 생각을 하는 셈이다. (그러니 이리 개피곤하지...)
그런 오만가지 생각이 타인에게 들린다(?) 헐~. 듣고 싶지도, 알고 싶지는 않은 무수한 정보가 내 생각에 흡수되어 생각이 생각을 낳고 생각은 또 생각을 낳길 반복하며, 내가 아닌 나로부터 나와 끊임없이 싸우는 고통을 하루 동안 5~6만 번 겪어야 한다니(중얼중얼). ‘나’로부터 ‘나’란 존재(생각)는 인식을 통해 들어온 모든 형상과 정보로 만들어진다. 감각기관은 생각으로 하여금 진실과 왜곡 사이에서 끊임없이 의심을 반복할 테고, 결국 사람에 대한 신뢰는 욕망에 달려있다는 생각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달렸다.
영화 <카오스 워킹>은 ‘노이즈’라는 개척 행성 특유의 물질이(물질인가?) 작용하는 배경의 이야기다. ‘노이즈’는 그니까~ 사람의 생각이 밖으로 노출되게 하는 힘이다. 영화는 ‘노이즈’가 바이러스처럼 감염으로 발생한 것으로 묘사했으나, 솔직히 감염이란 표현 혹은 명료로 설득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 힘에 대한 설명은 영화를 다 보고 나온 지금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지, 언어, 소리로 서로 연결된... 그니까 그냥, 그 세계 자체로 이해하면 편리하다. 생존, 권력, 저항, 등등 중력처럼 이 땅위로 끌어당기는 생물의 원초적 욕망? 같은 거 말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인간의 욕망은 그저 머릿속을 스쳐 지나치는 찰나의 이미지로 긴박함이 더해지며 내면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측량케 한다. 특히 ‘뉴월드’의 통치자 데이비드(매즈 미켈슨)에 의해 구현된 ‘뉴월드’의 정착 역사를 관객으로 하여금 추측하게 하여, 노이즈에 의해 벌어진 무수한 사건을 상상하도록 자극한다.
노이즈 감염이 없는 특정 인간의 대표 격인 ‘바이올라’(데이지 리들리) 통해 비틀려 있는 생각이 노출되는 사회의 잔혹과 희망을 보여준다. 당연히 그 희망은 토드(톰 홀랜드)이다. 타인의 생각이 들리고 자신의 생각 또한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에 불편과 불만을 억누르고 있던 그는, 난생처음 본 아이올라(여자)란 존재로 인해 분출한다. 바이올라(여자)에 대한 호기심과 자꾸 끌리는 감정이 ‘노이즈’로 다 노출된다. 자칫 그 감정이 폭력적 형태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캐릭터 파괴에 대한 기대는 접을 수 있었지만, 이와 같은 캐릭터 또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우려. 결코, 비약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싹튼 지 오래, 잎이 무성하다. 그 의심은 매우 반가웠고, ‘토드(톰 홀랜드)’란 캐릭터의 다양한 변주의 가능성을 나 혼자 엿본 거 마냥 쾌감을 불러왔다.
(카오스 워킹) 모든 생각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노이즈’에 감염된 세상 뉴월드.
토드(톰 홀랜드)는 이 곳에 불시착한 의문의 유입자 바이올라(데이지 리들리)와 마주하게 된다.
혼돈의 세상 속 숨겨진 비밀에 의문을 품은 두 사람은 뉴월드를 벗어나려 하고, 뉴 월드의 통치자 데이비드(매즈 미켈슨)는 이들을 위험으로 간주 추격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은 추격 SF.
진실, 은폐, 절제 여러 단어가 떠오르지만,
이 영화의 한줄 감상은 음, 몸은 가라앉고, 생각은 몸 밖으로 떠오른다.
성경은 살인 간음 그밖에 나쁨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생각만 하여도 죄라 한다.
'뉴월드'에서 머릿속 가득한 적대이나 파괴가 들리는 건 일상이다. 그들에게 죄는 생각이 노출이 되지 않는다는 것. 나는 네가 싫어요 좋아요 보다 싫은지 좋은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 죄.
.
.
'생각'이란, '무엇에 대해' 혹은 자신이 취할 어떤 '행동에 대해' 자신만 알고 있는 상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의 결정과 결행 그 중간 사이다. 생각은 반드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행동이 되지 못한 생각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이 아니다. 그러니 나는 그만 생각을 접는다. 아니 접지 못한다.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지만, 다시 사라지다 다시 떠오르고, 하려는 말이 이 글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생각하다가 결정하고 결행한다. 마침표 뒤에 느낌표로 그렇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