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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허투루 Oct 12. 2020

태넷:기술과 네러티브

영화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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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젼(inversion) 사전적으로 차례나 위치를 서로 뒤바꾸는 ‘도치’를 정의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사물의 엔트로피를 반전시켜 시간을 거스르는 미래 기술’이라고 설명하며 영화의 네러티브를 완성해 나갔다. 
Let's get it~



물리학의 원리나 구조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양해질 수 있는 여건은 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의 네러티브를 이해하는데, 큰 방해는 되지 않는다. 인버젼이란 기술은 글로 치면 묘사다. 진술 방식보단 시적이라 할 만큼 독특하다. 원관념이나 보조관념 따위로 비슷한 두 특성을 적당히 비벼놓은 직유법 보다는 은유에 가깝다. A와 B의 은유 사이에 거리와 A가 B일 수밖에 없는 특성을 내세운 은유詩(?). 

시간을 되감기함으로써 앞 선 미래를 현제 시점으로 끌어당겨 과거로 돌려보낸다. 마치 미래가 과거와 현제 사이에 존재를 끼워 넣듯 말이다. 


~뭔 개소리…….ㅋㅋㅋ 어쨌든!..


영화 테넷에서 인버젼이란 기술은 영화를 이해하고 재밌게 보도록 마련한 장치인 셈이지, 영화가 인버전을 설명하는 동영상 강의 같은 건 아니니까. 영화를 좀 쉽고 편리하게 이해하고자 액션에 흠뻑 빠져보았더니, 역시 어느덧 훌쩍 영화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액션에 빠진다는 것. 액션의 이유를 용어나 기술에서 찾기보단 캐릭터의 간절한 욕망으로부터 인과 관계를 이해하는 것.    


과학이나 문학 등등 어려운 용어에 현혹되지 않으려 한다. '현혹되지 않는다'라는 것은 깔끔하게 '무시하면 된다.' 란 말이다. 영화는 런닝타임 내내 관객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표현하고 보여주려 애쓴다. 나는 적어도 영화가 표현하는 방식이 누구로부터 누구에게 가 닿는지 확인하면 그걸로 이해는 끝났다고 본다.

물론 너무 극단적인 명료화 아닌가 의심도 들지만 아무렴 어떤가. 인버젼 기술을 이용해서 미래와 과거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빌런과 이를 막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다. 나로썬 인버젼 기술에 왜란 질문은 그게 질문인가? 조차 이해 못하겠다. 영화 속 첨단기술이 파괴에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어떤 세계를 품고 맞물려 있는지, 그 설득에 나는 동의해본다. 


기술의 예술적 감각은 흠뻑 젖으면 그뿐이지만, 저들에 액션에 구체적 이유가 없다면 액션을 표현한 기술은 추상도 되지 못한 허무맹랑이 아닌가. 그럼 태넷은 허무맹랑인가? 글쎄……. 나는 겁나 재밌게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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