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옹호주의를 주의 영화 뒷담화
아무도 안 봤을 것 같은 영화나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영화라는 의미는; 그냥 개인적 취향이나 어쩌다 보게 된 영화에 대해 소소하고 어렴풋이 리뷰해보는 게 정체성이라면 정체성인데, <탑건 매버릭>은 이러한 정체성을 역행하는 리뷰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도 <탑건 매버릭>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딱 한 가지! 조온나 재밌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그 재미를 글로 풀어내기에 다른 리뷰어들보다 더 잘할 자신도 없다. 그런데 왜 나는 <탑건 매버릭>을 고집하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전작의 영화 즉, 1986년에 개봉한 <탑건>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탑건 매버릭>을 보고 아! 이런 영화구나!라는 깨달음 같은 것이랄까! 그렇다고 또 <탑건>을 알아보지 못한 미안함이 든다거나 명작을 알아보지 못한 식견에 대한 아쉬움 따위가 든 건 결코 아니다. 적어도 <탑건>을 경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탑건 매버릭>을 이해하지 못할 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영화의 최고 매력은 전작의 연결고리가 견고하게 잘 이어져 있지만, 그 견고함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탑건 매버릭>이 견고하고 엔터테이너적인 영화라는 건 보는 내내 찾지않아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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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협한 시선이다. 사실 이 보다 더 엔터테이너적인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비교해 영화의 애정이 무엇으로 비롯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극명한 세계관의 차이에 있다. 세계관은 캐릭터의 매력과 능력에 의해 좌우되는 게 잦은데 그중에,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일루미나티"에 의해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나! 아쉬움이 든다. 아무리 "일루미나티"가 자만에 빠져 있고, 경솔을 한 움큼 버프 했다지만, 행성 한 두 개 정돈 찜쪄먹고, 헐크 뺨치는 내구성을 지닌 "블랙볼트"의 허무한 죽음, 타노스 뺨을 후리던 "캡틴마블"이 고작 돌에 깔려 죽어 버리는 허무함 속에 "닥터 스트레인지"의 고군분투가 너무 짠하여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비단 마블뿐만 아니라 "원피스"도 마찬가지다. 고작 몇 며칠 류오 수련으로 혼자서 사황 중 최강이라 일컫는 "카이도"와 맞다이 가능키나 한가? 물론 태양의 신 니카의 버프는 꽤 흥미로운 각성이었으나, 아무래도 요행으로 끝판왕을 넘는다는 게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하는 게 자칫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시 <탑건 매버릭>으로 돌아와서 오롯이 "매버릭"이 "매버릭"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전설이라는 컨셉에 흔들림 없는 견고함 때문일 것이다. 또한 그밖에 모든 것들, 관계, 트라우마, 실수 등등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삶은 허점 투성인데, 그 마저 감싸 안고 싶은 매력이 발산된다. 그게 꼭 "탐 형"이 한국을 유난히 좋아라 하는 뭐 그런 같잖은 이유도 약간의 지분이 있을 거라 보지만, 어쨌든 "탑건 세계"를 지탱하는 단 한 가지, 그가 전설의 품격을 그 나이 먹고도 유지하고 있다는 어마어마한 일관성과 통일성이라는데, 나는 올해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다음 가는 영화라 감히 손꼽아 본다. (아직 브로커, 헤어질 결심 안 봄)
<탑건>에서 <탑건 매버릭>으로 이어지는 디테일은 굳이 내가 찾지 않아도, 훌륭한 다른 영화 비평가님들이 속속들이 찾아주실 터, 다만 한 손 거들고 싶은 건 탑건 세계의 탑건들이 미묘한 관계는 하나의 미션 앞에선 사소한 무언가 일 뿐이라는 것. 그것이 미션이 지나면 그저 별것 아니었다는 꽤 쿨한 전개가 미국 특유의 제스처로 오그라드는 손발을 일시 멈춤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쿨함이 때론 다른 서브플롯이나, 다른 서사 방향을 제시하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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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 텔러"가 연기한 루스터와 "탐 크루즈"가 연기가 매버릭 두 과거의 일들 사이에서 "제이퍼 코넬리"가 연기한 페니가 또 다른 과거의 한 축을 담당하여 단순히 캐릭터의 성장을 탑건;(파일럿 학교)로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측면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탑건으로 불러들인 "발 칼머"의 아이스맨의 죽음은 매버릭이 성장할 여지를 더할 나위 없이 보여주는 장치 혹의 수사, 신스틸, 클라이맥스로 향해 달리는 가속 추진기가 아닐까! 덩달아 루스터의 성장도... 어쨌든 나는 감히 이리저리 꼬고 꼬는 레러티브의 서사들의 피곤함 속에 별 무의식이 이끄는 데로 향해 순항하는 제법 거국적 오락영화다. 한없이 생각한다. 그렇게 한없이 넋놓고 보고 있자면 러닝타임은 금세 코앞으로 와 있다. <탑건 매버릭>을 보는데, 어떤 관점 시점도 필요 없다. 테러집단의 우라늄 농축 발전소의 전사도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시간만 잡아먹을 뿐이다.
이 영화의 메인빌런은 오롯이 이 영화를 관람하는 당신과 당신들 뿐이다. 매력을 느끼지 못하면 빌런이고, 매력을 느껴도 빌런이다. 꼬투리와 꼬투리를 잡는 잡범과는 다르다. 어떤 재미를 몸소 경험하였는가? "나"라는 빌런의 최강 필살무기는 바로 그런 재미를 느끼고 만 감각이다. 빌런 만세 내가지은 나의 콜사인은 말 그대로 빌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