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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허투루 Nov 17. 2023

오빠 갤래기 써요?

아니요.


 얼마 전부터 뉴스와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를 달궜던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삼성 휴대폰 갤럭시 쓰는 사람에 대한 편향적 인식의 그런 영상이었는데, 어이가 없는 실소를 한숨처럼 길게 늘어뜨리는 내용에 들숨이 차마 모자라 더 내뱉을 수 없는 겟에 대한 안타까움이 차올랐다. 특히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충주시 홍보관 주무관이 어떤 여대생과 인터뷰 중 “갤럭시 쓰면 좀 그런가요?” 질문에 여대생은 친구의 일화를 소개했다. 소개받은 남자의 휴대폰이 갤럭시여서 당황했다. 번호를 얻으려는 남자가 갤럭시폰을 써서 연락을 안 했다. 그런 사람이 진짜 많다고 답했다. 가수 성시경 유튜브 채널에서 성시경도 비슷한 일화를 꺼냈다. 지인 중 한 명이 성시경에게 “오빠 갤레기 써요?”라고 하며 휴대폰을 비하하면서 마치 그 휴대폰을 쓰는 사람까지도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의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이제는 숏츠라던가, 틱톡 같은 영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아이폰을 써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 따위를 가중하는 영상인지, 그게 뭔 휴대폰 기종 따위로 사람을 판별할 수 있느냐는 별 해괴한 짓이라는 꾸짖음의 영상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러 가지 이유를 들먹이며 2023년 11월 예고도 없이 평년보다 기온이 떨어진 이 시점까지도 달달 달구고 있다. 그렇게 달궈도 날씨는 차갑기 그지없다. 한 때는 MBTI 따위로도 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하다 못해 아이폰과 갤럭시 이 이분법적인 편향으로 삐뚤어진 우월의식이 또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행이니 당연한 것인가? 생각해 보면 또 어쩔 수 없는 현상 같기도 하다. 그니까. 유행이라서 당연하다기보다. “그래 나는 편향하는 게 있고, 친밀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편파적이다. 그런데 그거 가지고 뭐라 하는 게 과연 ‘취향존중’이냐?”라고 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선호와 애호와 최애를 타인 따위에게 무슨 결재나 인정을 받아야 하는 걸 묻는다면, “아니. 뭔 개소리야!“ 할 텐데. 과연 다양성이란 무엇이고 존중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원색적인 비난의 온도에 대해선 그 경계를 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따돌림의 선동, 혐오 조장, 가짜 뉴스 등등. 그러나 단지, 타인이 싫어하는 것에 싫음을 다시 싫음으로 대응하여 갈등 대립 할 필요가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물론 갤레기란 말속에 이미 원색적인 것과 가까운 비하, 폄하, 폄훼가 들어가 있다. 전화기란 결국 소통과 생활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필수충분적 도구가 아닌가. 제품의 이름이 다르고 기능적인 차이가 있고, 디자인이 다른 정도가 있을 뿐. 아이폰이든 갤럭시든 도구가 지니고 있는 목적은 거의 같지 않나?

 아니 뭐가 같아. 감성이 다르잖아 감성?

 무슨 감성?

 차이에서 오는 차이! 아이폰이 아니라는 건, 아이폰이 아니라는 것. 갤레기가 왜 갤레기야 아이폰이 아니라서 갤레기란 말 따위에 딱히 공감이 되진 않는다. 단지 차이를 편력하느라 이리저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욕하고 정도는 얼마든지 못할 것도 없다.


 예를 들어 화질 좋은 100배 중 카메라 성능을 자랑할만하다가도 도착증 범법자의 필수 범법 도구로 폄훼할 수 있는 거고, 100배 줌 기능이 없었다면 훔쳐보기 따위는 하지 않았을 거란 삐뚤어진 욕망. 남 탓이나 하는 개소리에다 찌질 이하의 저열하고 추잡하기 그지없단 단호박을 한 숟갈 크게 떠서 물려줄 것이다. 또 아이폰 사진 감성 따위는 죄다 카메라 어플 따위로 보정, 변장, 변신으로 언제부터 감성이 신분세탁이 되었나 싶다. 게다가 녹음기능도 없어 전화통화 속 폭언 폭력, 가스라이팅 어떤 최소한의 방어력을 구축. 

 실패의 원인으로 꼽기도 한다.

 어플? 내가 최신 스마트폰을 비싸게 주고 샀는데, 또 돈을 쓰란 말인가?


 뭐 어쨌든 그렇다.

 우리 일상에서 이제는 없어선 안될, 거의 한 몸이 할 수 있는, 내 신체 중 하나인 셈이며, 인간 최소한의 삶의 질이 분명하다. 인간이 발명한 것 중 손에 꼽히는 멀티플레이어. 또한 고작 제품이라는 것. 그것이 어떤 진화를 거치든 지금은 어쨌든 휴대폰이라는 것. 그것이 갤럭시와 쓰레기의 퓨전 짜잔! 갤레기! 여전히 한국 소비자를 개호구로 보는 음식물 쓰레기 먹다 버린 사과. 뭐라고 지껄이든, 나는 그저 기계를 회사를 비판하는 꼰대나부랭이이지. 갤럭시를 쓰든 아이폰을 쓰든 쓰고 있는 사람 따위에게 아무런 편견을 뒤집어 씌울 마음이 없으며, 그런 놈들에게 으이구! 특정 병맛 mz의 “내가 싫어하겠다는데 네가 뭔 상관이야! “란 으름장에 잔뜩 쫄 쫄보다.

 글 속에 숨은 키보드 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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