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OTT의 개인화 v.s.레거시 미디어의 가구화.

 미디어 환경 진화, 새로운 경쟁 문법 - 조영신

* 본 콘텐츠는 2019 미디어오늘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SK브로드밴드 BANC장 조영신님의 발표내용과 제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조영신님의 의도와 다르게 작성됐을 수도 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전통적인 미디어)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레거시 미디어가 어떤 대응을 시작했는지 기업의 사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새로운 선택


1) '넷플릭스(OTT) vs 디즈니(레거시 미디어)'  

출처: SK증권 2019-05-30호 (조용선 애널리스트)

디즈니는 자사 콘텐츠를 송출하는 OTT 서비스인 '디즈니+'를 19년 11월에 출시했습니다. 이전부터 디즈니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른 OTT에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해왔습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계약을 종료하면서 연간 1.5억 달러에 이르는 이익을 포기했습니다. 왜 디즈니는 연 1,800억원에 이르는 재무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디즈니+'를 선택했을까요?


디즈니가 아무리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더라도 스티리밍은 플랫폼(OTT)을 통해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면 시청기록은 플랫폼에게만 남습니다. '독자들이 얼마나 시청을 하고, 진짜 이 영상을 끝까지 다 봤는지, 어디서 멈췄는지, 전체 시리즈 중에서 1~2화만 보는 것은 아닌지' 핵심적인 정보를 디즈니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디즈니는 이를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제작 과정에서 마이너스(-)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폭 넓은 구독자 DB를 토대로 피드백을 진행해 더 나은 콘텐츠를 제작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하겠다는 것을 말합니다. (*Director to Customer - 맨 하단)




2) HBO: 조직의 안정성 vs 성과

나도 명품 드라마 맞지...? 출처: HBO

워너미디어의 산하 유료 케이블 기업이던 'HBO'는 드라마 작품성으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미국에서 판치던 양산형 'Soap Drama'에 반발하여 'Quality Drama'를 이끌어온 케이블 방송사입니다. 대표작으로 'The Wire', 'The Sopranos', 'Game of Thrones', 'Sex and the City' 등이 있습니다. 명품 방송사를 표방하는 만큼 자사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AT&T가 18년 6월에 타임워너(Time Warner)를 인수하면서 HBO는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AT&T는 자체 OTT인 HBO Max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 OTT의 콘텐츠 양을 확보하기 위해서 S급 자사 드라마 외에도 다른 제작사 드라마와도 섞여야 되는 상황에 쳐했습니다. 자체 OTT 서비스를 운영하는 시대 흐름(Director to Customer) 속에서 HBO는 자존심을 굽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HBO는 조직의 안정성 대신 성과를 택한 것입니다.





2. 중소 채널 사업자들의 대응


OTT를 크게 둘로 나누면 SVOD(Subscription VOD), AVOD(Advertising VOD)가 있습니다. SVOD는 넷플릭스, 왓챠처럼 구독료를 지불하고 가입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시청하는 서비스입니다. AVOD는 유튜브, 네이버tv처럼 무료지만 광고를 봐야하는 서비스입니다. 중소 채널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콘텐츠 경쟁력을 갖지 못합니다. 광고 기반 OTT인 AVOD 모델을 선택해야 합니다.

로쿠(Roku) USB모양 셋톱박스. 출처: 로쿠

로쿠(Roku)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텔레비전으로도 시청할 수 있게해주는 셋톱박스 업체입니다. 셋톱박스를 연결하면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과 같은 OTT 서비스를 무료로 일반 TV로도 시청할 수 있다. 로쿠는 AVOD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로쿠의 수익은 '광고'에 달려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광고'를 적절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레거시 미디어의 광고의 특징은 'Mass'라는 점입니다. 디지털 광고는 개인화, 추천화를 비롯한 타겟 전략이 가능합니다. 인터넷, 휴대폰으로 웹서핑을 해보면 장바구니에 담았던 제품들이 사이트를 불문하고 광고에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죠. 하지만 Mass Media(대중을 상대로 하는 미디어)인 레거시 미디어는 개인에 초점을 맞출 수 없고, 디지털 광고에 밀리게 되는 이유이죠.


BANC장 조영신님 발표자료 - 로쿠 광고 비즈니스 모델



레거시 미디어 광고를 Mass에서 개인화된 디지털로 바꿀 순 없을까?


한국콘텐츠진흥원 2017 방송영상산업백서


BANC장 조영신님께서 발표하신 자료에는 유료방송 가입 비율이 북미 65%, 영국·유럽 55%, 대한민국 93%였습니다. (수치는 참고만 하세요). 레거시 미디어는 휴대폰, 인터넷처럼 완전 개인화는 시키지 못하지만 '가구' 단위의 정보는 분석 가능합니다. 지역에 따라서 광고를 정하는 Mass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미국 케이블 사업자인 컴캐스트(COMCAST)는 디지털 광고를 시도해왔습니다. 디지털 광고회사를 인수하여 컴퓨터, 휴대폰처럼 개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Addressability(주소 단위 신호 수집)'를 구현해내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컴캐스트는 서울 어느 지역이든 합쳐서 '현대백화점'만 광고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강북고객에게는 '현대백화점 미아점', 강남고객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으로 분리해서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또 '뽀로로', '6시 내고향'을 보는 고객이라면 어르신과 손녀손자와 함께 사는 가정집이란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평일 저녁 시간대에는 골프 채널을 시청하지만 주말에는 안보는 가정이라면, 필드에서 골프를 치는 집이라고 가늠할 수 있죠. 이런 정보가 있다면 '대중'이 아닌 '가구'화된 광고를 기획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BANC장 조영신님 발표자료 - 컴캐스트의 디지털 광고 시도

결국 컴캐스트는 *Engagement 21% 증가, 채널 이동 50% 감소, 10% 광고 리콜 증가라는 성과를 거둬들였습니다. 

*Engagement: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효과 (ex. 광고가 전화문의, 구매로 이어지는 것)



'고객한테 필요한 광고는 광고가 아니라 정보다. 정보는 보게 된다'


이런 괄목할만한 컴캐스트의 성과는 레거시 미디어가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레거시미디어는 매스미디어에서 한단계 나아가 디지털에 가까워진 것입니다. 단순히 레거시 미디어가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선언이 아니라 디지털 광고사 인수를 통해 실질적인 대응이 가능해졌습니다.


BANC장 조영신님 발표자료 - 레거시 미디어의 2019년 전략





더 알아보기

*  Media Consolidation

: 통신사와 미디어 간의 통합 증가 현상 

ex)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의 폭스 디즈니에 711억 달러 매각. AT&T의 워너미디어 인수


* D2C (director to consumer)

: 제작사가 콘텐츠를 만들지만 독자들의 시청 데이터는 플랫폼들이 가져감. 독자 DB를 수집하기 위해 제작사에서 플랫폼을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보급하는 과정

※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DB를 포털에서 가져가고 있습니다. 디즈니처럼 희생을 감안하더라도 언론사도 독자를 알아가야 합니다. 언론사도 D2C로 가야하는 것이죠. 디지털 구독을 키워서 더 질 좋은 기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한국 언론의 미래입니다.


* 구독(Subscriptions)

: 더 많은 구독자를 따내기 위한 경쟁은 심화될 것.


They eat everything: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IT 공룡기업이 모든 시장을 다 먹어치우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