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돌아보니 아쉬웠던 20대
오랜만에 하는 서울나들이였다.
삼성역에서 볼일을 보기전에 강남역의 한 회사에 친구를 만나러 먼저 들렀다.
거의 5년만에 만나는 얼굴들이 있었다.
스무살때부터 나와 단짝이었던 내 친구는 대리가 되어있고
내 밑학번 후배도 대리가 되어있었다
같은 과 선배는 과장님이 되어있었다
서로 대화하는건 여전히 대학생같은데
얼굴도, 목소리도 그때 그대로인데
변한건 너무 많이 흘러온 시간뿐인듯 했다.
같은 과 선배는
나 혼자 좋아하고
나 혼자 끝냈던
짝사랑이었다
아무리봐도 그 옆에 내가 서있는건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글쎄..
좋아하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고백해야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남자친구로 만들어야한다는 욕심보다는
그냥....
그런 사람을 알게된 것 자체가 좋았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감정이 있을수 있나 신기했지만
사랑이 다 같은 사랑은 아니었나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늙으니같기도 하고
성숙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날 남편과 저녁을 먹고 돌아와서
페이스북에 로그인해서
오랜만에 지난 6~7년전의 추억을 곱씹어본다.
한창 페이스북 댓글과 네이트온 채팅으로
고된 업무를 이겨내던 때였다.
지금은 그 시절로 돌아가보고 싶다
고백부부처럼
그 시절로 돌아가서
다시 20대를 즐기고 싶다
나는 곧 아이도 가져야하고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해야하는데
아이를 낳으면 최소 2~3년은
어디 나가지 못하고 아이에게 집중해야할텐데
바보같이 대학교 동기들이나 선후배들을 만나면
이렇게 마음이 훅- 싱숭생숭해지곤 해서 큰일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친구들 만나 술한잔하고
추억을 곱씹고
밤늦게 들어가는 서른일수는 없다.
내년이면 서른하나, 또 서른 둘 먹어가면
아직 혼자인 친구들도 가정을 꾸리고 살겠지
그때 만나면 또 할얘기가 엄청날거야
언젠가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그저 오늘 하루를
최대한 열심히 지내는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