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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승하 Aug 02. 2023

붕 떠있는 느낌으로 한 달을

입사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셈이 쉽도록 7월 1일 자 입사니 벌써 30일 하고도 1일이 흐른 것이다. 대체로 신입사원이나 사회초년생들이 그러하겠지만 적응이라는 명목 아래에 팀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가시적으로 확인하지 못한 채 유유히 시간을 축내기도 한다. 나 또한 그러한 시간이 30일 하고도 1일이 지났으니 말이다.   

  

적응이라는 일은 꽤나 에너지 소모적이다. 어떠한 시스템에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게 정확히 맞는 것인지 재차 확인하고 염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질적으로 많지 않은 에너지를 지닌 나로서는 [ 출근-회사-퇴근-집-기절 ]이라는 5가지의 프로세스를 주 5일간 반복해 왔다.


그중에서도 기절 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퇴근하면 오늘 꼭 하천에서 러닝을 해야지, 퇴근하면 오늘은 꼭 저녁밥을 요리해서 먹어야지, 퇴근하면 오늘은 꼭 매트를 깔고 홈트 영상을 따라 해보자 등등 많은 계획이 집으로 돌아가는 셔틀버스 안에서 세워진다. 하지만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하고 난 뒤에는 마치 그렇게 해야만 작동되도록 설계된 기계처럼 침대에 대자로 뻗기 일쑤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이다. 이 일이 나와 맞는 일일까? 아니라면 어쩌지? 다시 또 취준을 해야 하는 걸까? 이제 3년 뒤에 내가 서른이라고? 말도 안 돼. 건강관리도 해야 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까? 등등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는 생각들을 잡았다가 놓쳤다가 잡았다가 놓쳤다가.   

   

이렇게 기절 파트가 완료되면 잠에 든다. 그래도 오늘은 퇴근하고 꼭 러닝을 해야지 하는 계획으로 셔틀버스에 오를 것이다. 안 봐도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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