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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냥이 Sep 02. 2024

역사를 배우면 돈이 되나요?

<다시, 역사의 쓸모>

한국사 스타강사 최태성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다시, 역사의 쓸모>다. 평소 역사적 인물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기도 하고 비슷한 제목인 전작 <역사의 쓸모>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 주저 없이 골랐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 번째는 역사의 실용성이다. 역사가 우리 삶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한 것이다.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되는 시대에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른 가치들에 대해 조망하고 있다. 특히나 전작 <역사의 쓸모>가 전자에 무게를 뒀다면 이 번 책은 두 번째에 비중을 두고 작성했다고 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쉽고 재밌다는 점이다. 역사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용어가 생경하거나 배경지식이 부족함을 느낄 때가 많다. 이러면 재미를 느끼거나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르는 단어나 사료가 존재하지만 이것들이 글의 흐름을 읽는데 방해되지 않는다. 


스타 강사 출신인 저자는 어떻게 하면 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지 잘 아는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목에 핏대를 세우며 강의하는 것 같은 착각을 받을 수 있다. 한국사 강의 때 들었던 그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역사 속 인물들에 대해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역사적 인물들이 했던 마지막 선택들이 인상 깊었다. 황희 정승을 배출한 명문가의 집안 황현은 경술국치까지 나라에 망해가는 과정인 <매천야록>을 써 내려간다. 


이것을 쓴 그는 결국 다음과 같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본인의 직접적인 잘못이 아님에도 그 구성원이기 때문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이 요즘 정치인들과 대비된다. 


114p, 자식들에게도 남긴 글에도 "나는 주어야 할 의리는 없다"라고 밝혀요. 자신은 국가의 녹을 먹은 사람도 아니고, 나라에서 자신을 위해 해준 것도 없다는 거예요.

그렇지만 50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온 왕조의 역사가 끝나는데, 그 왕조가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선비 문화의 수혜자 중 한 명도 죽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그가 자결을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이 밖에도 엄청난 둔재였음에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결국엔 역사의 이름을 남긴 김득신,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 전까지 실패를 거듭한 안중근 등 여러 역사적 인물들의 화려한 이면 뒤에 쓰린 실패들과 그럼에도 자신만의 마지막 선택을 했던 모습들에서 울림을 받았다.      


평소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나 자기 이득만을 위해 살아가는 세태에 대한 환멸을 느꼈던 사람들, 그 밖에도 본인이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개인적으론 예전에 맹꽁이 서당을 즐겨 봤던 것처럼 전작인 <역사의 쓸모>와 더불어 이 책도 요즘 애들에게 많이 그리고 자주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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