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천재는 많다.
하루 한 시간 반 이상은 책을 보는데 할애한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세상 살면서 차마 만나볼 수 없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런 인물들에는 르네상스 시기 레오나르드 다빈치나 조선 후기 이덕무같은 오래전 사람들도 있고 역사학자 유발하라리나 사업가 일론머스크, 스티븐잡스같이 비교적 최신(?)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는 유명인이나 위인들을 얘기했지만 이런 사람들만 있진 않다.
종종 브런치에서도 글을 읽는데 여기에도 이런 위인 못지 않게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다. 어찌보면 그들보다 더 열심히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책 속 인물보다 오히려 내게 더 큰 인상을 준다.
전기 속에 위인들은 나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이란 느낌이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지금 현시대에서 나와 같이 밥먹고 일하며 함께 살고 있는 직장동료나 친구처럼 느껴진다.
이런 사람들 중 유독 눈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이혼이나 암투병 등 사연이 기구하거나 글이 재치가 있어 읽는 맛이 있거나 꾸준히 쓰거나 중 하나다. 이런 내 관심은 시간마다 나처럼 변화한다. 시간마다 즐겨보는 글이 달라지기도 한다. 아마 나도 변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 년 전쯤에는 소방관 이야기를 재치있게 담아낸 백경님 글을 봤고 그 다음엔 제도화라는 필명으로 공직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신 노한동 작가님도 생각난다. 또 가장 최근에는 언더독님 글을 가장 즐겨본다.
그의 글에는 사람의 마음을 끓어오르게 하는 구석이 있다. <일론 머스크>나 <스티븐 잡스> 전기를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하다. 삶을 최선을 다해서 사는 에너지가 활자 너머로 전해진다고 해야할까. 또한 이런 태도가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도 보여주기 때문에 이런 강렬함은 더욱 배가 된다.
그는 가난한 환경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지금은 책도 냈고 경제총회라는 자신만의 모임장을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그리고 매일 브런치에 글을 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글을 쓰지만 매일 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안다.
하지만 이런 감정과는 별개로 그의 글을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왜일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안주하는 삶을 살고 있는 내게 그의 한 점 돌파하듯 치열하게 사는 삶이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쉽게 얘기하면 그가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나는 뭐했나 싶은 거다. 뭐했긴 뭐했나 게임하고 핸드폰 보면서 시간 낭비했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같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누적해온 시간의 밀도가 다른 것이다. 그렇다고 나도 하루아침에 그 같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건 허언이다. 그동안의 실패가 증명해준다.
그와 나는 다르다. 그의 글을 보면서 느낀 건데 그와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핍’에서 오는 절실함과 가족을 책임지겠다는 ‘책임감’에 있다.
둘 다 나에겐 부족한 덕목이다. 어렸을 때 비교적 부족함없이 자랐다. 해달라는 것을 다해주진 않았지만 경제적으로 불편함을 크게 느낀 적이 없었다.
또한 삼남매 중 막내라 그런가 책임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웠다. 아버지가 작은누나에게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내게는 일절 그렇 것이 없엇다. 이런 이유로 절실함과 책임감은 내게는 거리가 먼 단어들이었다.
사실 지금도 큰 차이는 없다. 헬스장가서도 힘들다 싶으면 쉽게 포기한다. 아마 아내만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도망갈 준비가 되어있다. 지금도 채 한 시간도 쓰지 않았건만 키보드에 손을 떼고 싶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이런류의 사람이랑 사업이나 호전적인 주식 투자 같은 것으로 경쟁한다면 백이면 백 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패배자적 사고라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생을 마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렇게 독하지 않다. 그렇다면 나같은 사람은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하는가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내가 찾아낸 방식은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다. 독기가 부족한 대신 시스템적으로 개선한다.
예를 들어 독서나 글쓰기를 하기위해 도서관에 가거나 카페를 간다. 운동을 할 때는 헬스장에 가는 식으로 의지력을 최대한 덜 소모할 방법을 찾아낸다.
또한 그들이 미처 파지 못하는 분야들을 공부한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아서 한 분야에 대해서는 대가일 수 있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초보자만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니 나는 최대한 많은 우물을 판다.
일례로 김풍작가가 침착맨이 방송에서 쉴때 침착맨 유튜브에 나와서 상담해줬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삼수하면서 미대에 들어갔던 그는 거기서 자기보다 잘 그리는 사람들을 만나고 열등감에 빠졌다. 그래서 그는 그쪽으로 가지 않고 그 당시 하고 있던 만화쪽으로 갔다. <폐인 가족>갔을 때 자기보다 잘 그리는 사람이 많아서 열등감에 빠지고 만화쪽으로 가서 선두주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처럼 다양한 것을 해서 그것을 융합하여 독특한 포지션을 선점하는 방법이다. 이런 내용을 가지고 만든 자기계발서가 딜버트 작가로 유명한 스콧 애덤스의 <더 시스템>이다.
그러니 내 생존전략은 지수추종 ETF같은 적당한 수익률을 추구한 다음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하는 것이다.
실패하면 원인을 분석해서 다시금 한다. 이렇게 어떤 것을 꾸준할 수 있다면, 상위 10%내에는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 내 목표는 이 것이다.
사실 이렇게 적었지만 내가 말한 방식들을 독한 사람들도 다 한다. 그들과 경쟁해서는 답이 없다. 세상에는 이렇게 칼 같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칼에도 손잡이가 필요하다. 나는 그 손잡이가 되겠다.
※ 이 글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나 직위들은 작가에 의하여 모두 임의 변경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그림 출처 : chat GPT4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