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의 힘> 부정적인 생각을 이겨내는 방법
2019년 5월 9일 싱큐베이션 독서모임이 있었다. 독서 토론이 끝나갈 무렵 나는 직접 만든 상장을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감사하게도 팀원들은 내 생각 그 이상으로 좋아해 주셨다. 사무실이나 방과 같은 개인 공간에 상장을 걸어두신 분도 있었다. 심지어 서평 마감 전날인 5월 20일에는 체인지그라운드 유튜브까지 올라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결과였다. 정말 팀원 분들께 감사했고 뿌듯한 경험이었다. 아마 평생 못 잊을 듯하다. 그런데 사실 이 상장엔 다음과 같은 비사가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BTUHXAA6FY
처음 상장을 뽑아 나눠준다는 생각을 할 때만 해도 나는 너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해낸 나 자신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모든 게 잘 풀릴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려 하자 마음 한쪽에 틈을 엿보고 있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올라왔다. “도연아 너 그런 사람 아니잖아.”, “내가 이런 걸 만들 자격이 되나?”, “너무 나댄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이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왔다. 이러한 생각의 종착지는 “네가 뭔데 나한테 상장을 줘” 하며 비난을 받는 망상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졌다. 동시에 내 행동에 회의감이 들었다. “역시 너무 오버했나” 하며 전화 중이었던 여자 친구에게 이런 망상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러자 여자 친구는 그래도 누군가는 좋아하지 않을까?라고 우답현문을 주었다. 이 질문을 듣고 나자 한 명쯤은 좋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생각은 나에게 움직일 용기를 북돋아 줬다. 결국 상장은 만들어졌고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평소에도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실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왜 이번 경우는 예외였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에 대한 답을 켈리 맥고니걸 교수의 <스트레스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두 가지 반응을 한다. 첫 번째는 싸우거나 도망간다.(투쟁-도피 반응) 두 번 째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친근하게 군다.(배려-친교 반응) 특히, 배려-친교 반응이 일어날 땐 공포는 줄어들고 희망이 커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체계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체계가 활성화될 때 나타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대인 배려 체계 - 공감, 유대감, 신뢰감이 깊어지고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가 커진다.
2. 보상 체계 - 의욕이 강해지고 공포심이 잦아든다.
3. 조율 체계 - 지각력, 직관력, 자제력이 강화된다.
즉, 배려-친교 반응은 사람을 사회적이며 용감하고 똑똑하게 만든다. 또한 이 반응은 행동의 추진력을 내기 위해 필요한 용기와 희망을 준다. 이런 효과들은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선택을 할 때마다 나타난다.
평소 실패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나는 남에게 집중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집중했다. 그러니 실천하고자 하는 동기가 조금의 방해로도 쉽게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이번은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생각했다.
즉, 내가 상장을 만든 이유는 물론 나 자신의 즐거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팀원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 주에 한 권의 책을 쓰고 서평을 제출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있다. 내가 팀원들을 위해 들였던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는 점이다.(심지어 서평 글감까지 얻었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게 진정으로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어쩌면 흔한 말이 나에게는 이제는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앞으로도 무슨 일을 하든지 나 자신의 만족뿐만이 아니라 타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항상 염두에 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