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달라질 거야 행동으로 보여줄 거야!”결심하며 브런치에 23년 2월 24일에 아래와 같은 글을 썼다.
요컨대 4일에 하나씩 200일 동안 50개의 글을 올릴 거라는 내용이다.
위 글을 쓸 때만 해도 50이라는 숫자 충분히 해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영 쉽지가 않다. 10개를 발행해 전체에 20%를 달성한 이 시점에 첫 번째가 고비가 왔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세 가지다. 첫 번째 소재 부족이다. 쓰기 전에는 “이것도 쓰고 저것도 써야지”하며 신났었다. 하지만 열 개쯤 쓰니깐 더 이상 쓸 얘기가 없다.
신사임당이란 유튜버가 "6개월 정도 주기적으로 영상을 올리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진다."라고 말했다. 영상을 볼 당시는 그렇구나 싶었는데 요즘 이 말이 와닿는다. 난 6개월도 아닌 한 달 정도 썼을 뿐인데 벌써 이 상태에 도달했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 이렇게 빈약할 줄 몰랐다. 게임을 덜했어야 했나 싶다.
두 번째는 뒷심 부족이다. 첫 번째 고비를 넘겨 주제를 찾았다 치자. 신나서 빈 화면에 타다닥 타이핑하다가도 머지않아 키보드에 손을 떼고 만다.
이 주제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고 마무리할지 잘 모르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한 번 막히기 시작하면 슬그머니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들어간다. 그리고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가 써야 할 글로 되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세 번째는 글 밸런스 문제다. 앞 내용과 뒷 내용 퀄리티 차이가 많이 난다. 앞 내용은 괜찮은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부실해진다. 이 부분은 두 번째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초고를 다 쓰고 퇴고를 할 때도 앞부분을 하다 보면 뒤는 힘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결론도 엉성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쓰고 있다. 첫 번째 문제인 소재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전자는 지금껏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고 후자는 하나는 일상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내 경우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서 원래 나였으면 안 했을 콘텐츠들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동거에 대한 예능이라던가, 원래 라면 안 봤을 영화, 책 등을 본다.
새롭게 일상을 보기 위해선 타인에게 무관심했던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지하철에서 핸드폰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통화나 행동을 관찰한다. 회사에서도 내가 말하기보단 질문위주로 동료들에게 말한다.
물론 이렇게 해도 사람 기억력은 하루도 못 가기 때문에 적당한 글감이 나왔다고 생각하면 핸드폰 컬러 메모 앱으로 적어 둔다. 이런 식으로 하니 멍하니 카페에 앉아서 글감이 오기만을 기다렸을 때 보다 훨씬 빠르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책 <퓰리처상 문장 수업>에서 도움을 받았다. 여기서 나온 방법 중 하나인데 쓰기 전에 테마와 개요를 미리 짜두는 것이다.
테마는 이 글의 주제로 한 문장으로 내 글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개요는 글을 어떤 식으로 전개할지 목차를 만든다. 참고로 이런 개요 짜는 앱은 workflowy이라는 프로그램이 잘 돼있어서 여기서 도움을 받고 있다.
확실히 이런 식으로 개요를 짜니 초고를 쓸 때 한 번에 다 쓰니 하나로 완성했다는 느낌이 든다. 미완성의 불안감에 대한 에너지가 확연히 줄어든다.
마지막은 글의 앞뒤 퀄리티 문제다. 요 부분은 내 개인적인 노하우인데 한글 파일 제목과 개요마다 숫자를 붙인다. 난 한글에 초안을 쓸 때 아래와 같이 20을 붙인다. 여기서 20은 20%라는 뜻이다.
참고로 %를 안 붙인 이유는 %는 파일명으로 작성하면 오류 나서 그렇다. 이렇게 두 번 수정하면 40이고 세 번 수정하면 60이 된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 정한 기준이 80이다. 80 이상이면 업로드 가능한 것으로 정했다.
이렇게 파일명에 숫자로 붙이고 나니 이 글에 내가 얼마만큼의 노력을 투입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좋다. 이런 노력으로 글도 적절한 퀄리티를 유지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각 단락 마다도 이와 비슷하게 숫자를 붙인다. 각 단락에 얼마만큼의 시간 투자를 했는지 알기 위해서다. 이렇게 글의 앞뒤 퀄리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말한 방법을 요약한 것이다.
1. 일상에서 글감 수집하고 나만의 저장소에 보관해 두기
2. 글쓰기 전 테마와 개요 만들기(feat. workflowy)
3. 한글 파일명에 진행도 숫자로 표기
글을 꾸준히 쓰려는 사람은 조금씩 디테일은 다르겠지만 이런 유의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 글을 썩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되니 부끄럽다. 하지만 쓸만한 소재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쓸만한 것들은 다 써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이해해 달라. 혹여나 누군가가 여기에 힌트를 얻어 글 쓰는 고통을 줄어든다면 아주 기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