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 두 명의 군주는 없다

2020 K리그1 우승 경쟁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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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R까지 진행된 K리그1, 파이널 B 순위권 팀들 간의 경쟁은 아직 치열하지만, 파이널 A 순위권에서의 교통정리는 어느 정도 이뤄진 듯하다. 김호영 대행 감독 체제하에 3연승을 달리며 6위까지 올라온 서울의 잔여 시즌 행보를 쉽사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상주-포항-대구가 이루고 있는 3위 경쟁에 끼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상주의 ACL 진출이 불가함을 고려하면 승점 25점으로 동률을 이루는 포항과 대구의 경쟁이 눈에 띈다. 그리고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우승 트로피는 현대가가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울산과 전북이 각각 승점 39, 38점을 획득하며 우승 경쟁 블록을 확고히 하고 있다. 울산은 16년 만의 왕위 탈환, 전북은 전무후무할 리그 연패 기록을 이어가기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이 다시금 심각해지며 서울, 경기 연고 팀은 무관중 경기를 치르게 되었고 3단계 거리 두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리그 우승 트로피는 어느 팀 품에 안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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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리그1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고 있을 현대가 두 팀

2020 K리그1에서 펼쳐지고 있는 순위 경쟁, 특히 우승 경쟁은 리그 막판까지도 트로피의 향방을 알기 힘들게 진행되고 있는데, 2019 K리그1 역시 최종전에서 우승팀이 가려질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은 38R 최종전에서 강원을 홈에서 1:0으로 꺾고 웃은 전북인데, 준우승팀 울산은 홈에서 펼쳐진 최종전에서 라이벌 포항에 1:4 완패를 당하며 2013년의 악몽을 재현했다. 날짜까지 12월 1일로 같았으니 울산 입장에서 억울할 만도 하다. ‘설마 이 자리를 내줄까’라는 울산의 ‘설마’, ‘설마 우리가 우승할까’라는 전북의 ‘설마’, 온도 차가 확연히 나는 각 팀의 ‘설마’는 결국 2019년 12월 1일 실현되었고 당일 내렸던 비는 전북에 단비가 되었으며, 울산에는 피눈물이 되었다. 비극과 희극이 오갔던 38R였지만, 2019년의 K리그1을 바라보는 팬 입장에서는 두 팀의 치열한 경쟁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리고 이번 시즌도 비슷하다. 과연 울산이 현재 성적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전북이 구바로우를 등에 업고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에 다시 한번 성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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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더 무서워졌다.

울산의 이번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2017년 4위, 2018년 3위, 2019년 2위, 그리고 2020년에는 1위 자리에서 왕관을 쓰려 하는 울산인데, 2019시즌에 보여주었던 김도훈 감독의 쫄보 축구는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더블 스쿼드를 갖춘 울산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그나마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왼쪽 풀백자리에 국가대표 풀백 홍철을 여름 이적시장 기간에 영입했으니, 거를 포지션이 없는 상황, 홍철을 데려왔는데 박주호가 살아났으니 울산에 금상첨화. 선수단의 수준이나 단단함이 한 단계 업드레이드된 것도 사실이나, 김도훈 감독의 경기 운용 능력이 발전함이 이번 시즌, 울산이 트로피를 챙겨야 함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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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우승 DNA 시동건다.

물론, 이에 울산에 질세라. 현대가의 또 다른 형제 전북은 슬로스타터이다. 리그를 치르면 치를수록 강해지는 전북이기에 이번 시즌의 후반기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데 구바로우의 합류가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모라이스의 전술가적 면모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던 이번 시즌이지만, 피지컬이 중시되고 압박을 견딜 수 있어야 할 최전방 자원이 요구되는 K리그 무대에 임하는 데 조규성과 벨트비크가 부족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요즘이다. 구스타보의 활약이 문제점으로 꼽힌 2선과 측면 공격의 활기를 되찾아주고 있기 때문. 무릴로와 달리, 라인을 밟고 서서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활용할 공간을 제공하는 바로우의 합류 역시 전북의 후반기 상승세를 돕고 있다. 울산의 페이스가 무섭기도 하지만, 구바로우의 합류와 기존 스타급 선수단의 활약이 전북의 리그 4연패 달성이 불가능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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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mation Summary

울산과 전북은 우승 경쟁을 펼치는 팀이라는 수식어를 다는 것과 동시에 4-1-4-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활용법은 다르다. 울산은 전형적인 윙어인 김인성과 인버티드 윙어이자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 수행하는 이청용이 신진호, 윤빛가람, 고명진이 활용할 하프스페이스나 측면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마무리는 주니오. 전북의 바로우와 한교원 모두 클래식 윙어에 가까운데, 이들이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면서 김보경과 이승기, 쿠니모토가 상상의 나래를 펼칠 하프스페이스 공간을 제공한다. 그리고 구스타보는 피니셔 역할보다는 타겟맨 역할을 수행하며 2선 공미 자원에 집중될 상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그렇기에 득점원이 다양한 전북이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두 팀을 적절히 합친다면 2020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히 클래스가 다른 두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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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a Summary

두 팀의 압도적인 클래스는 몇 가지 데이터로 확인해볼 수 있는데 우선 승점이 그들의 어나더 레벨을 입증해준다. 울산은 승점 39점, 전북은 승점 38점을 기록하고 있는 현시점, 불과 16R 만에 수확한 승점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많은 승점을 챙겨온 울산과 전북이다. 2019 K리그1 38R를 치르며 얻었던 두 팀의 승점 79점의 절반에 달하는 승점이기에 더욱 대단한 행보를 보여주는 현대가 팀들이다. 득점에 있어서 울산과 전북 모두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울산은 경기당 2.25로 환산되는 36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니오는 절반인 18골을 넣었다. 울산, 포항, 대구에 밀려 다득점 4위에 위치했던 전북은 구스타보와 바로우가 합류한 이후, 구바로우 효과를 확실히 체감하고 있는데 벌써 28득점을 기록하며 다득점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도움 역시, 압도적인 두 팀인데 울산은 도움 1위인 김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북은 손준호, 이승기, 한교원과 같은 선수들이 골고루 도움을 하고 있는데 김보경이 살아나고 있기에 잔여 시즌이 기대될 전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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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Scorer

울산 입장에서 큰일 날 뻔했다. 주니오를 보냈다면 말이다. 겨울 이적시장 기간동안 거취 문제로 고민했던 주니오는 울산에 남았는데 이번 시즌 18골을 넣으며 경기당 1골을 넘기는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달의 선수상도 벌써 두 번을 받은 주니오인데 개인 최다 골, 최다 공격 포인트, 득점왕, 베스트 11, 시즌 MVP와 같은 상들을 노려볼 만한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울산 주니오에 질세라, 한교원은 전북의 28득점 중 25%인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클래식 윙어에 가까운, 직선적인 움직임을 가져가 최전방 자원에 도움을 주는 한교원에게는 매우 많은 득점. 도움도 이미 4개를 기록하고 있으니 커리어하이 시즌이 보인다. 울산은 최전방 자원 주니오, 전북은 측면 자원인 한교원이 팀 공격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잔여 시즌에서는 주니오와 함께 비욘 존슨이 상대를 공략할 것이며, 전북은 여름 이적시장 기간에 합류해 벌써 2골을 득점한 구스타보, 2도움을 올린 바로우가 소년 가장 역할을 맡았던 한교원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그렇기에 잔여 시즌 경기에서는 주니오-구스타보의 최전방 자원, 김인성, 이청용-바로우, 한교원의 측면 자원이 보여줄 퍼포먼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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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Assistant

누가 김인성을 빠른 쓰레기라고 했나. 골결정력과 패스 타이밍에 있어 많은 비판을 받았던 김인성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벌써 7도움을 올리며 도움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물론, 중요한 경기에서의 활약이 아쉬운 김인성이지만, 물오른 주니오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훌륭한 활약을 해냈다. 전북의 도움왕은 3선에서 활약하는 손준호이다. 돌아오긴 했지만, 겨울 이적시장 기간에 이탈한 신형민의 공백을 메워줄 것을 요청받은 손준호. 수비적인 역할만 잘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상황이었는데 손준호는 공격적인 능력까지 뽐내며 5도움을 쌓았다. 수비에서의 존재감, 활약상으로도 충분히 신형민의 공백을 메웠는데 로페즈, 문선민의 이탈로 빚어진 공격진에서의 전력 누수까지 커버하려는 손준호이다. 팀 내 도움 1위로 손준호를 소개했지만, 2020 시즌의 손준호는 만점 활약을 펼치는 전북의 팔방미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울산 김인성과 전북 손준호 모두, 팀의 핵심 자원임이 분명하다. 만약, 두 선수를 주목한다면 시즌 첫 전북 전에서 부진했던 김인성의 9월 15일 전주성 도전을, 체력 안배가 필요한 현시점에서 3선을 책임져야 할 손준호의 활약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팀 내 비중으로만 본다면 손준호가 더 중요한 자원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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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Man

1. 비욘 존슨-구바로우

주니오의 대활약으로 교체로 투입되었던 비욘 존슨, 이제 시동을 건다. 16R 동해안 더비에 출전해 선제골로 가져온 주도권을 확실히 한 추가 골을 넣은 바 있다. 상대 수비를 위협하는 압도적인 피지컬과 수월한 K리그 적응에도 많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골도 잘 넣는 비욘 존슨이다. 팀 최고 득점자인 주니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요즘, 비욘 존슨이 주니오의 역할을 잘 해내야만 하는데, 일단은 ‘Okay’다. 울산의 키맨으로 비욘 존슨을 꼽았다면, 전북의 키맨은 당연히 구스타보와 바로우다. 합류하자마자 K리그 무대를 씹어먹고 있는 두 선수의 클래스는 경이로움을 금치 못할 정도인데, 팀에 녹아든 이들로 많은 이들이 전북의 역전 우승을 점치기도 한다. 구바로우가 없을 때의 전북은 울산에 대항하기 쉽지 않아보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경기장을 와이드하게 사용하는 바로우 덕분에 전북은 지난 시즌 MVP 김보경과 베테랑 이승기, 테크니션 쿠니모토가 중앙과 하프스페이스에서 활용할 공간을 제공했고 구스타보는 2선 공미에 가할 상대 수비의 압박을 분산시키고 있다. 이번 시즌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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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태환-김보경

김태환은 공수에서의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베테랑에 접어들 나이에 완성형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렇기에 현재 울산의 우측 풀백으로 훌륭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우려했던 일이 15R 수원전에서 발생했다. 바로 퇴장이다. 우리 팀이면 든든하지만, 상대 팀으로 만날 때 빌런보다도 악랄한 존재가 바로 김태환인데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잔여 시즌에서 위태로울 수 있다. 상대와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적절한 모션은 팀원의 사기를 끌어 올리지만, 의미 없는 싸움은 감정 낭비이며 자기 자신을 흔든다. 팀의 베테랑으로 품격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김태환이다. 울산의 김태환이 잔여 시즌 동안 감정 조절에 성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면, 전북의 김보경은 경기력 조절을 통해 기복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구스타보의 합류로 확실히 숨통이 트인 김보경인데, 확실히 중앙에서의 플레이 메이킹과 더불어 구스타보가 상대 수비 시선을 독차지할 때, 득점 찬스를 맞이하고 상대 골망을 가르고 있다. 자신의 마음대로 될 수는 없겠지만, 8월의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어가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는 기복을 줄일 수 있다면, 전북과 김보경 모두가 만족할 만한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2020시즌이 흘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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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Point

양 팀의 파이널 라운드 이전까지의 경기를 살펴보자면, 울산은 성남-광주-서울-대구-인천을, 전북은 상주-성남-강원-광주-울산-부산을 상대한다. 더블 스쿼드로 상대와의 차이를 드러내며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울산과 구스타보의 바로우의 합류가 불러온 긍정적 영향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전북이기에 사실상 전주성에서 펼쳐질 양 팀의 21R 맞대결이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파이널 라운드 진행 여부를 확신할 수 없기에 양 팀은 남은 정규시즌 6경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9월 15일 전주성에서의 90분을 후회 없이 활용해야 한다. 혹여 타 팀과의 경기에서 삐끗하는 팀이 나온다 해도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기에 양 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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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마치며

K리그는 정말 재밌는 리그다.

울산의 대대적인 투자로 전북과의 우승 경쟁이 치열하며

ACL 티켓을 두고 싸우는 3위 경쟁, 그리고 잔류를 위해 몸부림치는 하위 팀들의 사투.

다소 부정적인 언어로 국내 팬들에게 통용될 수 있는 ‘아우한’, 2020 K리그1이 ‘아 K리그도 할 수 있다니까’를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K리그는 진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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