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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승 Dec 31. 2023

2023년을 다시 돌아보며

 나는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 편이다. 올해는 사업을 시작했기에 더 그랬다. 창업을 시작하고서부터 모든 국경일이나 (직장인에게) 쉬는 날은 내가 사용하는 공유 오피스에 사람이 없어 일을 하기에 최적화된 날임을 의미했다. 이번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오늘을 포함한 연말에도 일을 하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기에 2023년을 돌아보고 내년에 대해 더욱 깊게 생각해보고자 글을 작성하려고 한다.


 2023년은 내 인생에서 특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내가 몇년동안 고민했던 사업을 시작한 연도 이기에 그렇다. 이번년도 목표는 사업을 시작하고 기반을 닦는 것이었는데 반은 이루고 반은 못이룬 것 같다. 4월에 회사를 퇴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굳은 결심을 하고 퇴사하고 내가 하고자 했던 크리에이터를 위한 웹 사이트 빌더 사업을 준비했다. 나름 열심히 일했다. 월요일 부터 일요일 까지 일했다. 나는 잠이 많은 편인 것을 알기에 깨어 있는 시간에는 최대한 열심히 일을 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솔직히 실패로 표현하고 싶지 않고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 말하고 싶지만, 명백히 성공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을 진행하면서 배운 것도 많다. 내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것, 작게 시작해야 된다는 것 등등 많다. 사실 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인데 내가 급하게 사업을 시작하다 보니 그리고 경험이 없다 보니 저런 것들을 다 망각한채 진행 했던 것 같다.


 두번째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AI 기반의 포토앱이다. 나의 장점은 신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고 그 다음 과제로는 여기에 상업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먼저 나의 장점을 발휘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현재로서 가장 상업적 가치가 높은 기술은 AI 이기에 첫번째 사업을 그만둔 9월부터 AI 관련 리서치를 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생성형 AI가 굉장히 핫했고 나도 생성형 AI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다. 결국 자연어 아니면 이미지쪽 인데 자연어쪽 보다는 이미지쪽이 더 끌렸고 stable diffusion, midjourney 등 관련 기술을 공부했다. 또한 스터디 모임에 들어가서 AI기반 증명사진 생성 기술을 알게 되었고 이를 상업화 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올해 여름에 스노우와 에픽 등에서 만든 AI 프로필이 유행하는 것을 보며 상업성은 이미 증명되었고 여기서 방향만 바꾸면 빠르게 어플리케이션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보았다. 그렇기에 첫번째 사업에서 외주로 디자인을 맡겼던 디자이너분과 의기투합하여 약 2달동안 미친듯이 앱을 만들었다.


 11월 말에 출시를 하고 약 2주동안 운영을 하였다.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유저유입이 조금씩 발생했고 결제도 발생했다. 우리가 밀고 있던 바디프로필을 위주로 마케팅과 글로벌 확장, 안드로이드 앱 개발 등을 진행하면 괜찮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 해당 AI 기술의 라이센스 문제가 있어 앱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다. 다소 아쉬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기술을 내재화 하는 것이 좋아보여 기술개발을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는 리서치 역량이 요구되었는데 나는 개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기에 내가 혼자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였고 현재는 해당 AI 기술에 대한 외주 의뢰를 맡긴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했기에 1월 한달동안은 아마 나도 외주로 앱을 개발하여 돈을 벌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아무것도 이뤄낸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첫번째 사업은 망했고 두번째 사업은 소강상태니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은 좀 더 평온하고 의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니 나만의 가치관이 정립되고 철학이 점점 만들어 지는 것 같다. 최근 사람을 만나면 내면적으로 단단해졌다는 말을 듣는다. 나도 느낀다. 나만의 논리가 만들어지니 누가 옆에서 어떤 말을 해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나의 생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완전히 소유하고 사유하는 주체적인 삶에 조금씩 가까워 짐이 느껴진다. 이런 소득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길 잘했다고 느낄 정도다.


 이런 느낌은 내가 일을 몰입해서 했기에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친구들도 안만나고 술도 안마시고 그 어떤 취미도 가지지 않은채 온종일 일에 몰두하는 삶은 일에 있어서 혹은 나의 가치관에 있어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이미 이와 비슷한 경험을 고등학교때 해봤기 때문이다. 그때는 일이 아닌 수학이긴 했다. 내가 수학을 엄청 열심히 하니 문제만 읽어도 답이 보였고, 문제집의 해답지에 있는 풀이가 아닌 나만의 독창적인 풀이가 나오긴 했다. 즉 고등학교 수학에 있어서는 통달한 상태가 되었었다. 일도 마찬가지로 내가 몰입하면 분명 나를 어떤 경지에 올려줄 것이라 믿었다. 지금 당연히 그 경지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이번년도에 내가 몇 단계 레벨업 한 것만은 분명하다.


 2023년은 만족스러운 한 해이다. 앞에서 목표에 대해서는 반은 이루고 반은 이루지 못했다고 하였지만 내가 가진게 많이 없어도 어딜 가도 당당한 나만의 논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만족한다. 물론 아직도 사업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굉장히 많다. 하루 하루 기분의 업다운은 있고 내가 하는 일에 문제는 많으며 계획대로 되는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어쩌냐 이런것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 열심히 사는 것이 결국 내 직업이다. 내가 온전히 사유하는 나의 삶, 기술적 역량과 비즈니스적 역량이 올라온 그리고 올라갈 나는 내년 내 후년이 더욱더 기대된다. 그럼 내가 이루고 싶은 글로벌 IT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2023년 만족스럽다! 내년에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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