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사업을 하면서 느낀점,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

by 이대승

회사를 나와서 나 혼자 뭘 해보겠다고 한 지도 거의 2년이 다 되어 간다. 벌써 2년이라니 시간이 너무 빠르다. 아직 성과는 없고 돈도 수천만원 까먹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으로 살았으면 평생동안 몰랐을 것 같은 것을 창업자의 신분으로 야생에 나와서 많이 알 수 있던 것은 정말 좋았다.


사실 사업이라고 하기는 민망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단 사업이라고 부르려면 누군가에게 월급을 주는 행위를 해야하며 (누군가의 인생의 큰 부분을 책임져 줘야 하며) 돈이 벌리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 2가지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사업이라기 보다는 홀로서기를 위한 준비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2년동안 사업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큰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사업은 흔히 전쟁이라고 표현을 많이 한다. 나도 밖에 나와보니 먹고 사는 것과 남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온실속에서 남의 주는 떡고물만 먹고 살다가, 강남 성형외과의 방문 판매원 처럼 직접 내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경험을 해보면 정말 남의 돈은 가져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이런 영업 같은 것에 거부감은 없었고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려고 발버둥 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숭고한 것이라 생각하기에 내 스스로 뿌듯함이 더 컸다. 물론 이것과는 별개로 다른사람에게 내 서비스를 파는 것은 다른 일이다.


지금까지 4개의 서비스를 런칭했다. IT 라는 카테고리와 첫번째 사업을 제외하면 AI라는 트렌디한 주제로 묶이기는 하지만 B2B, B2C 다양했으며 마케팅과 영업 모두 초보적인 수준에서 경험했다. 첫번째 사업은 세상물정을 몰라 망했고, 두번째는 AI 프로필 사진 이었는데, 내가 쓰고자 하는 기술이 라이센스가 있었고 직접 만들려고 외주를 맡겼는데 성능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 망했다. 세번째는 위에 언급한 성형외과를 돌며 판매하던 서비스 였는데 AI로 모델 이미지를 만들어 판매하는 디자인 에이전시 사업이었다. 성형외과는 영업이 잘 안됐고 사진 스튜디오들을 영업 해서 몇몇의 고객들을 잡았는데 일단 컨텐츠 업 자체가 나랑 맞지가 않았고 사람이 붙어야 되는 사업이라 인건비 대비 사업 확장성의 한계가 안보여 접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LLM을 활용한 챗봇 사업인데 공공에 납품하려고 했다. 아는 분이 공공에 영업을 해두신게 있어서 같이 하고 있긴 한데 아직 계약된 것은 없다.


AI로 사업이 어려운 것인가? 나의 비즈니스 역량이 매우 딸린 것인가? 등 이러한 실패 속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괴로움을 겪었다. AI로 사업 하려면 나같은 학부 나부랭이는 안되는 것인지 무엇이 정확히 문제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된다고 봤다. 사업은 멋있는게 아니라 돈을 버는 것 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AI와 IT 사업을 하고 싶은 나의 욕심고 욕망을 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삼성도 처음에는 쌀 팔아서 사업 했고, 일론 머스크도 테슬라, 스페이스X 같은 것들을 하기 전에 zip2 부터 시작했다. 뭐 구글은 처음부터 구글이긴 하지만 이렇게 창업자들의 성공 스토리는 가지각색이다. 큰 꿈이나 멋있는 것을 고집하지 않으려 하지만 고집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생각과 마음이 내재화 되있는 것 같다. 아직 내가 이런 것들을 하기에는 세상이란 큰 흐름속의 관성의 방향을 바꾸기에 부족한가 보다.


나의 가장 큰 단점은 고정관념과 새로운 틀을 잘 깨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받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고1때 까지는 그래도 도서관가서 내가 원하는 책들 읽으면서 주체적인 사고를 잘 했던 것 같다. 고1때 수학을 좋아해서 혼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대해서 깊은 고민을 하곤 했었다. 근데 고2, 고3을 겪으면서 그런 주체적인 생각과 창의성이 퇴화 됐다. 내 개인적으로 아쉬워 하는 부분이긴 하다. 원하는 대학에 갔지만 음.. 만약 내가 미국에 있었다면 어쨌을지 싶다. 옆집 사람이 HP 개발자고 이러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았을지 않을까? 이런 후회는 아마 누구나 갖고 있긴 할 것 같다.


지금까지 큰 수입원은 사실 SI 였다. 작년에 SI로만 1600만원 정도는 했던 것 같다. SI, 정부과제 사실 이런것들을 하긴 싫었다. 내 시간을 파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안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정부과제를 하게 되면 좀비기업으로 전략할 것 같았다. 특히 그 정부과제의 서류를 작성하는 것은 너무너무 싫었다. 물론 작년에 지역에서 작은 정부 지원을 1개 받았다. 그래도 그런 거에 의존하지 않고 내 서비스를 만들어서 팔아야 진정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다.


근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아니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지난 2년동안 워킹하는 나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나는 해내지 못했다. 2년동안 해봤으면 나는 시간은 충분했다고 본다. 지금은 나의 어떤 부족한 점이 있기에 그걸 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생각을 바꿔서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요즘 조금 나태해진 면도 있으며 현금도 많이 떨어졌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일단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하려 한다. 내 시간을 최대한 갈아 넣어서라도 말이다. 2job, 3job 이라도 상관 없다. 일단 현금부터 확보하는 것이 지금의 단기적인 목표다. 일단 일을 최대한 많이 해야겠다. 기회비용 같은 것도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다행히도 나와 일을 같이 했던 사람이나 집단은 매우 높은 확률로 나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주며 칭찬도 많이 한다. 일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자부심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단 내가 못하는 것 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려 하며 그것은 돈이라는 가치로 환산될 것이다. 이렇게 쭉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지금의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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