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대 이전 : ‘어린이인 척’

작은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연기

by Paint Novel


#1. 10대 이전 : 어린이인 척 : 작은 사회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연기


인간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끊임없는 변화를 거치며 성장하고, 때로는 퇴화한다. 삶의 과정 속에서 아이는 어린이가 되고,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괜찮은 척’, ‘어른인 척’, ‘아는 척’ 등 수많은 ‘척’을 하며 살아간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이렇게 다양한 ‘척’의 순간들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나이대별로 우리가 어떤 ‘척’을 하며 변화와 환경에 적응해 왔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비록 하기 싫은 일이라도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척’을 배운다. 예컨대 집에서는 한없이 어린아이이던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면 모범생이 된다. 작은 사회 속에서 제법 ‘어린이인 척’하며 행동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사실 아무리 어린 아기라 하더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몫을 해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한다. 가족 앞에서 보이는 모습과 친구들 앞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른 것도, 관계 속에서 어떤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지를 아이 때부터 자연스럽게 터득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이가 어릴수록 본연의 모습은 더 쉽게 드러난다. 거짓말 역시 인간의 성장 과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 사이에서의 갈등은 어릴수록 감정적으로, 때로는 유치하게 표출되기 쉽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더 유연한 갈등 해결 방식과 감정 조절법을 배워간다.


태어나자마자 첫째이자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둘째 동생이 태어났을 때 관심을 나눌 수 없는 상황에서 질투를 느끼기 쉽다. 집에서는 칭찬받는 ‘사랑둥이’였던 아이가 유치원에서는 규칙과 또래 관계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우도 흔하다.


반대로 둘째로 태어난 아이는 집에서 이미 첫째에게 주목이 쏠린 환경 속에서 자라며, 관심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애쓴다. 그 과정에서의 표현 방식이 때로는 부모에게 혼나는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이집에서는 첫째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익힌 능력이 또래보다 빠른 성장으로 이어져,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자존감을 키운 둘째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가르치는 어린이로 성장한다. 집에서는 ‘장난꾸러기’였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는 ‘모범생’으로 불리는 것이다.


가정이 작은 사회의 시작이라면, ‘어린이인 척’을 배우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는 셈이다.


1번 표지_1.png


이전 01화'척'의 일생 : #0.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