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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ONDOC Jan 19. 2021

쇠질 대신 맨 몸

누군가 이 모습을 본다면 반드시 웃었을겁니다.


벽 가까이 요가 타월을 깔고 물구나무를 서려고 애쓰는 모습은,

특히 1분 30초를 넘기고 나서는 계속 물구나무를 서려고 아둥바둥하는 모습은,

내가 봐도 우스웠기 때문입니다.


부들거리는 팔과 뻐근한 등 근육을 참아내며 가까스로 3분 타이머를 채웠을 때는, 그래도 한 목표를 이뤘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우울함은 근력의 피로도에서 나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근육은 포도당을 저장해 신체 활력 저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또, 가수 아이유는 우울하려고 할 때 바쁘게 몸을 움직여 감정에 속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가슴에 간직해 이렇게 힘 없이 우울해 할 때,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앞 집 사는 친구는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이 퍽 많습니다. 근질도 나름 상급으로 보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히 가꿔온 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에 비해 나의 몸은, 거울 속의 나를 볼 때는 초라하다고 느꼈습니다. 체지방을 관리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중량 운동을 통한 근비대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반강제로 운동의 목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전의 운동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결과의 70%는 주위의 칭찬이고 인정이었고, 나머지가 좋은 삶을 위한 투자였습니다. 그래서 근육량에 더 집착했나봅니다. 이제는 온전히 건강한 삶을 위한 투자로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려고 합니다. 오늘은 팔굽혀펴기 15개, 내일은 20개, 힘들 땐 다시 조금 줄이고, 다시 늘리고. 보기 좋은 몸은 시간이 흐르고 난 후에 자연스럽게 얻어질 것입니다.


이제 내 속도에 맞게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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