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과 눈물
지난 6년을 일했던 사무실에서 나는 항상 무언가 계속 억울했다. 나만 일이 많았고 권한은 없지만 책임만 있는 내 자리가 너무 억울해서 속앓이를 꽤 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나는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월급루팡이었다는 걸....
이직 후 연봉은 비슷했지만 이곳에는 신고 수당이 있어서 전에 다니던 곳보다 연봉으로 치면 일 년에 500만 원 정도 더 받는 셈이었다. 내가 원하던 연봉이었다. 그렇지만 그 연봉을 받으려면 이 정도의 일을 감당해야 한다는 각오는 조금 약했나 보다. 생각보다 일은 더 많았고 모든 걸 직원이 혼자 결정하고 감당해야 하는 시스템이 버거웠다. 그래도 지난번에 세무사님과 따로 했던 면담이 있어서 무언가 막히면 세무사님께 답을 구했지만 결국 그 일에 책임은 담당자가 감당해야 했다. (본인이 그렇게 하라고 해놓고 기억을 못 하심..) 그래도 이왕 부딪히기로 결심한 것 일 년은 죽도록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어차피 지금 그만두면 나는 이쪽 업계를 다시는 못할 것이다. 이제는 더 쉴 수도 없었다. 돈도 벌어야 했고 경력을 다시 이어야만 했다. 야근하다 안되면 밤을 새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다시 한번 이를 악물기로.
하루하루 지날수록 업무를 쳐내는 속도가 빨라졌고 거래처의 무리한 요구에는 쓴소리와 거절도 하면서 나만의 방식을 찾아갔다. 모르는 건 창피함을 무릅쓰고 직원들한테 세무사님한테 물어가면서 그렇게 일을 쳐냈다.
그렇게 어김없이 신고 달은 찾아왔고 야근과 주말 출근을 불가피했다. 1월부터 6월까지 일 년의 반을 나는 일에 치여살았다. 신고 끝내고 중간중간 여유로운 날들도 있긴 했지만... 쉴만하면 다시 몰아치는 일로 숨통이 조여왔다. 그래도 어쩌겠나.. 해내야지.
나는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일하다가 너무 힘들고 한계에 부딪혀서 펑펑 울었다.
3월 법인세 신고가 제일 바쁘고 정신없었는데 한 달 내내 밤에도 새벽에도 주말에도 일만 했다. 아이들은 방치되고 (그나마 조금 커서 다행이다) 어찌나 힘든지 출근길에 사고 나길 바라는 생각을 내가 할 줄이야.. 그만큼 힘들고 버거운 시기였다. 3월 마지막주를 앞두고 별거 아닌 실수를 해놓고는 서러움이 터져 올라와서 20대 막내 직원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너무 부끄럽다...)
일하면서 나는 40대가 되면 울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때가 되면 이미 한 직장에 자리를 잡고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 모두의 신뢰를 받으면서 척척 일을 해내는 커리어우먼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열 살 넘게 어린 동생 앞에서 울고 있는 꼴이라니..... 도대체 이 일이 뭔데 나는 이렇게 까지 고통스럽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