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경계에 선 사람들

by Eunhye Grace Lee

외국인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장면은, ‘경계에서 멈칫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자격과 무자격, 보호와 비보호, 지원과 배제의 그 모호한 경계 위에서 그들은 매일 선택을 요구받는다.


예를 들어, 만료된 체류 자격을 연장 신청 중인 한 여성은 병원 예약을 취소해야 했다. 자격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공적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도는 명확했다. ‘신청 중’은 ‘자격 보유’와 같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건강 상태는 하루하루 악화되고 있었다.


또 다른 사례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의 이야기였다. 부모는 미등록 체류자였고, 자녀 역시 출생신고가 누락되어 있었다. 그 소년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했지만, 어느 학교에도 정식 등록되지 못했다. 교육은 권리일까, 혜택일까.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자주 혼란을 느낀다.


복지제도는 경계 위에 선 사람들을 분류하려 한다. 기준을 만들어 선을 긋고, 그 선을 넘는 사람과 넘지 못하는 사람을 구분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그렇게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사정, 배경, 현재의 상태는 언제나 겹치고, 흔들린다. 그리고 사회복지사는 그 경계에서 판단을 요구받는다.


문제는 단지 제도가 배제하는 데 있지 않다. 경계 바깥에 선 사람들은 스스로를 배제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자격이 없다고 반복해서 설명 듣고,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거절당하는 경험은 그 사람의 자존감과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느 날 한 외국인 남성이 나에게 말했다.
“나는 일본에서 세금도 냈고, 일도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딱 한 번, 체류 연장을 놓쳤다는 이유로
이제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게 되었어요. 제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가요?”

그는 법을 어긴 사람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에는 또 다른 맥락이 있었다. 복지란 단지 법률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수 없는 문제라는 걸 나는 그날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그렇다고 해서 제도를 무시하고 감정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사회복지사는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그 중립은 무관심이 아니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능한 조정의 여지를 찾으려는 태도다.


나는 현장에서 판단을 내릴 때마다 ‘이 사람을 돕는 것이,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앗아가는 일은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복지의 자원은 한정돼 있고, 그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지는 현장의 윤리이자, 정책의 정치성이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경계에 선 사람들을 외면하는 사회는 결국 그 경계 안쪽의 사람도 안전하지 못하게 만든다. 배제는 연쇄적으로 확대되고,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그 경계에 설 수 있다.


복지는 ‘선별’이 아니라, ‘존재의 조건’을 확인하고 인정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 사람이 거기에 있는 이유, 그가 살아가는 방식, 그가 무엇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았는지를 이해하려는 시도 말이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은 길 위에 있었다. 제도의 바깥, 사회의 주변, 복지의 경계 위에서 그들은 단지 도움을 바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고 싶어 했다.


나는 사회복지사로서 그 요청을 온전히 수용할 수는 없지만, 그 요청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데서부터 진짜 실천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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