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함께 살아가는 감각

5-1.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 아닙니다,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by Eunhye Grace Lee

“외국인 주민에 대한 지역 안내 자료는 어디에 있나요?”
지역 복지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그 자리에는 지역 행정 관계자, 보건소 직원, 시민단체 관계자, 그리고 몇몇 지역 주민 대표들이 참석해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누군가는 “시청 홈페이지에 일본어로 정리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외국인을 위한 정보는 별도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내가 일하는 지역포괄지원센터의 권역에는 외국인 주민이 약 2% 정도 거주하고 있다. 주로 베트남, 필리핀, 중국, 브라질 출신들이며 일부는 영주권자이고, 일부는 기술실습생, 유학생, 가족체류자 신분이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해 '지역의 주민'으로 인식하는 시선은 아직도 드물었다.


나는 지역포괄지원센터에서 일하며 노인뿐 아니라,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고령자와 그 가족들을 만난다. 질병, 언어장벽, 경제적 불안, 사회적 고립. 그들의 문제는 단순히 ‘외국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기 때문에 더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60대 브라질계 일본인 여성 D씨는 오랜 공장 노동 끝에 퇴직한 뒤, 건강이 악화되었다. 일본어를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읽고 쓰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고, 복지 제도나 지역 자원을 활용하지 못한 채 혼자서 지내고 있었다. 행정기관의 정보는 일본어로만 제공되었고, 그마저도 고령자가 이해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추상적이었다. 우연히 자원봉사자의 소개로 우리 센터에 연결된 D씨는 “여기서 30년 넘게 살았는데, 여전히 외국인으로만 불린다”고 말했다. 그 말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제도적 배제의 결과였다.


지역복지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주소가 등록되어 있고,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자신의 문제를 설명하고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삶은 그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이 훨씬 많다.


나는 사회복지사로서 때때로 묻는다.
“이 사람이 지역사회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가, 어디까지 인식하고 있을까?”

D씨의 사례처럼, 일본 사회 안에서 장기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단지 ‘일시적 체류자’로만 분류되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는 많다. 노인복지, 지역의료, 고독사 예방 등 고령자 관련 정책에서도 외국인은 여전히 주변부에 있다.


물론, 외국인 정책은 국가정책과 이민제도, 사회적 합의라는 복잡한 맥락 속에 있다. 모든 사람을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잘 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미 오랫동안 일본에서 살아온 사람, 이 지역에서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을 ‘외국인’이라는 단일 카테고리로만 분류하는 것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의 경직성을 드러낸다.


복지는 법과 제도의 영역인 동시에 관계와 시선의 영역이다. 그 사람을 ‘외국인’이 아니라 ‘우리 동네 주민’, ‘이웃’, ‘같은 공간에서 사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 그 인식의 변화는 제도적 접근보다 훨씬 강력한 통합의 힘을 가진다.


지역에서의 작은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자원봉사단체들이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 노인을 위한 생활가이드북을 만들기 시작했고, 복지관에서는 다언어 상담일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런 시도가 제도의 관성과 편견을 조금씩 흔들고 있다.


나는 가끔 D씨의 말이 떠오른다.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 아니라,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봐주면 좋겠어요.”
그 문장은 하나의 권리 요구였다. 그리고 동시에, 복지가 도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당신은 이 사회의 일원입니다’라는 가장 단순하고도 강력한 메시지.

그 문장이야말로, 국적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내야 할 가장 인간적인 응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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