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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Oct 05. 2017

에듀테크로 교육혁명을 이끌다

전자책 시장에 대한 제언

문자가 발명된 이후부터 책은 인류의 모든 역사와 문화를 담아왔다. 그렇기에 책 속에는 인류의 정신과 지혜가 깃들어 있다. 모든 인간은 교육을 통해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며 성장해 나간다. 즉, 교육은 더 나은 삶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으로 책을 통해서 지식 습득의 자율적인 권리를 행사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은 주입식, 서열화, 획일화 등과 같은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개인의 차별성이 결여된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은 더 이상 ‘왜(Why)?’라는 궁금증을 갖지 않으며, 깊이 있는 사고를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더 이상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읽는 경험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은 출판시장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더 나은 미래의 교육방향과 출판시장의 활력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해답을 ‘에듀테크(EduTech)’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에듀테크 시장현황과 필요성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영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며 그 중심에 ‘에듀테크’가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에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한 산업을 의미한다.

※ 4차 산업혁명(4IR,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으로,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연결이다.


<CES 2016>에서 발표된 ‘2016년도를 이끌 미래 기술 12가지’에 ‘에듀테크’가 선정되면서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듀테크 시장에 대해 주요 국가별로 현황을 정리한 자료는 <그림 1>과 같으며, 2020년까지의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에 대한 전망은 <그림 2>와 같다.

 

에듀테크 산업은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개방교육자원(OER; Open Educational Resources), 유럽 2020 이니셔티브와 액션 68, EPALE(European for Adult Learning) 등을 만들어서 교육과 훈련의 현대화뿐만 아니라 직업과 사회에 필요한 재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 에라스무스(Erasmus)+ 프로젝트로 유럽 어른들의 학습을 위해 2015년에 오픈한 학습플랫폼이다.


영국에서도 에듀테크를 제2의 핀테크(Fintech)로 설정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통합 지원기구(EdTech UK)를 설립하거나, 에듀테크 생태계(EdTech Nation)를 구축하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2020년까지의 에듀테크 시장 규모를 약 300억 파운드(약 44조원)로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와 가까운 중국의 온라인 교육 시장은 세계 에듀테크 투자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매우 큰 규모이다. 특히 2015년에는 교육 스타트업에 약 1조 6천억 원을 지원하면서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에듀테크 스타트업이 약 200여 곳이나 활동 중에 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2010년에 설립된 국내 교육 스타트업 ‘에스티유니타스’가 미국의 대표 에듀테크 기업 ‘프린스턴 리뷰(Princeton Review)’를 인수하기도 했다.

에듀테크는 단순히 오프라인 교육을 온라인으로만 옮겨놓은 개념이 아니다. 수많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학습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학습방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다양한 학습 모델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최신의 기술들을 적용시켜 나가는 것이다.


에듀테크 사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세계 100대 대학 중 하나에 속하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SU)는 최근 에듀테크 학습기법을 교육현장에 적용시키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적응 학습(Adaptive learning)'과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의 강의방식을 적용하면서 학생들의 교육성과가 크게 향상된 것이다. ‘적응 학습’은 컴퓨터를 활용해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개별 맞춤 교육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학습방법이다. 이 방법을 강의에 적용했더니, 수학 과목에서 탈락하지 않은 학생의 비율이 기존 66%에서 75%로 늘었으며 철회율도 13.6%에서 5.6%로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플립러닝’은 기존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복습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정반대의 거꾸로 학습방법이다. 즉,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사전 학습을 하고 학교에서 토론과 발표를 통한 교육의 내용을 심화시켜 나가는 학습방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더 넓은 지식과 사고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


노르웨이에는 카훗(Kahoot!) 이라는 재미있는 게임기반의 에듀테크 기업이 있다. 카훗은 2013년에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영국의 벤처캐피털 ‘위아휴먼’ 등 출신의 창업자 3명이 만들었다. 교사는 단순히 모니터에 퀴즈 문제를 출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통해서 정답을 맞춰가는 형태이다. 빨리 맞출수록 포인트가 많이 쌓이며 누적된 점수를 결과로 보여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참여를 한다. 카훗은 2016년 말에 1천만 달러 펀딩에 성공했으며 누적 투자액이 17백만 달러에 이른다. 이 서비스는 현재 160여 개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초중등학생 중 2천만 명 이상이 카훗 앱을 수업시간에 사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재미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학생들이 집중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도록 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에듀테크는 전자출판 시장과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 교실을 위한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바로 디지털교과서 시장이다. EPUB3 표준을 기반으로 제작된 디지털교과서는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여 학습 자료를 만들고 학습 도구들과 연계되어 운영된다. 2018년부터는 국내 초.중등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다. 에듀테크는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서 개인별 맞춤형 학습(Adaptive Learning)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급변하는 시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종이 매체는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의 형태가 변하더라도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본질에는 변함이 없는 것만은 확실하다. 출판은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된다. 지식은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배움으로 완성되며 누군가의 인성을 대변한다. 그렇기에 지식이 아닌 지혜로 평가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독서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나가야 한다. 스스로 책을 읽고 사고할 수 있는 환경을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판시장의 미래는 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 주나라와 송나라 시대의 한시(漢詩)와 문장들을 수집하여 분류해 놓은 [고문진보(古文眞寶)]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권학문(勸學文)'편을 보면 '가난한 자는 책으로 부유해지고, 부유한 자는 책으로 귀해진다'는 문장이 나온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물질적인 부자(富者)가 되는 것보다 독서를 통해서 마음의 부자가 되길 바란다.

                                                                                                                                                                      

본 글은 <출판저널> 2017년 4월호에 게재했던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게재시 분량에 대한 제약이 있는 관계로 최대한 요약되었으며 일부 내용이 가감되었습니다.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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