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익은 사람

크리스마스

by 태리우스

잘 익은 감을 골라 깎았다. 달콤한 기대감을 가득 품고 한 입 물었는데, 세상에 덜 익은 감이었다. 떫은맛에 표정이 구겨진다. 분명히 맛있게 익은 감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실망감뿐만 아니라 배신감마저 든다.


이미 깎아놓았기에 계속 꾸역꾸역 먹어본다. 도저히 더는 못 먹겠지만 떫은맛에 숨겨진 단맛을 느껴보려 애쓰며 씹어보지만 입안은 모래알 스프레이를 뿌려놓는 듯 마취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사람이 덜 됐어.‘


사람도 덜 익은 과일처럼 덜 된 사람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구별이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지내다 보면, 사람을 맛을 보면 알게 된다.


잘 익은 사람인지, 덜 익은 사람인지.

나는 내가 생각해도 사람이 덜 된 사람이다.


사람은 찔러보면 본색이 드러난다. 화가 나거나 모욕을 당했을 때 그 사람에게 숨겨졌던 본모습이 반응으로 나타난다. 내가 찔림을 받았을 때, 내 안에 숨겨진 말할 수 없는 본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렇게 악한 사람이구나.


‘너는 비단으로 싼 똥이다.’


유명한 목사님의 어머니가 아들 목사님에게 했던 말이라고 한다.


비단으로 싼 똥은 어떤가? 처음에는 아름다운 비단의 빛깔과 부드러움에 감탄하게 된다. 똥을 쌌으니

말랑말랑하기도 하다. 방금 싼 똥이라면 따뜻하기도 하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그 이후는 상상에 맡기겠다.


과연 세상에 완벽하게 잘 익은 사람이 있을까?

죄를 한 번도 안지은 사람이 있을까?

죄를 져서 죄인이 아니라 죄인이라서 죄를 짓는다고 말한다.


크리스마스는 죄인을 구하러 오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예수님. 죄인을 위해 이 땅에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


나는 그날을 기뻐하는 동시에, 십자가를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무겁다. 몇 달이 지나면 십자가의 고난 주간이 되고 부활절을 맞이하며 다시 기뻐한다.


우리가 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성탄절은 기쁨의 날이다. 어둠가운데 빛이 비치는 날.

물에 빠진 자에게 생명의 로프가 던져진 날.

천국을 소망할 수 있게 된 날.

우릴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오신 날.

찬송가의 가사처럼 기뻐할 수 있는 날.

‘기뻐하며 경배하세. 영광의 주 하나님’


나같이 덜 된 사람도,

말할 수 없이 악한 죄인도,

기뻐할 수 있는 날,

오히려 죄인이기에 더 기뻐할 수 있는 날,

크리스마스.


기쁨이 가득한 성탄절 되길 기도한다.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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