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력

나를 닦는 힘

by 진희도

가구 밑을 오랜만에 쓸고 닦습니다.
허리를 숙여 모은 먼지는

어제의 미련과 함께 쓸어 담아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비워진 공간만큼 생각도 가벼워집니다.


이어서 마주한 개수대.

손에 흐르는 물이 느껴집니다.

그릇에 붙은 기름때가 씻겨 내려가듯
그동안의 후회와 실수도
조용히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여러 번 헹군 빨래를
힘껏 짜 햇볕아래 넙니다.

마른빨래를 개키는 시간,
흩어졌던 마음도 차곡차곡 정돈됩니다.


청소는 집을 위한 일인 줄 알았는데
결국 나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나는 오늘도
바닥을 닦는 나를 닦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