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밤'이 외로운 '밥'이 되었을 때
나는 ‘외로운 밤’을 쓰려다
‘외로운 밥’이라고 적은 적이 있다.
지우려다 멈칫했다.
이상하게도 그 오타 섞인 문장이
그 외로움을
더 또렷하게 말하고 있었다.
밤의 외로움보다 밥의 외로움이 더 깊었다.
혼자 먹는 밥, 차려줄 사람도 없는 밥상.
그 외로움은 훨씬 구체적이고 외로웠다.
돌연변이란
생물학에서 설계도(DNA)의 작은 실수가
새로운 종을 만드는 기적을 말한다.
이 돌연변이는
자연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매일 쓰는 글 위에서도
돌연변이는 일어난다.
실수가 영감이 되는 순간이다.
글자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오타는 발생한다.
나는 오랫동안
“노력하면 다 된다”라는 문장을
정답처럼 믿어 왔다.
그 믿음은 단단했고,
나는 그것에 기대어 많은 것을 버텼다.
그러다 어느 날,
“모든 것이 노력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낯선 믿음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엔 그 문장이 패배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순간부터 숨이 좀 쉬어졌다.
내 안에서 작은 돌연변이가 시작되었다.
이제는
노력은 하되
결과는 맡기기로 했다.
그것이 포기가 아니라 또 다른 진화라는 걸,
이제는 안다.
세상은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는 사람을
돌연변이라 부르며
눈총을 준다.
그러나 그들은
어쩌면 진화 중인 새로운 종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눈엔 이상해 보일지라도
사실은 가장 자기답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름다운 돌연변이들 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