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나누는 이가 되게 하소서

D-35일

by Eunice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 주시는 당신의 사랑에 흠숭과 영광을 드립니다.

성체와 성혈로 오시는 당신을 모시고 살아가기에

저희와 저희 아이들도 당신처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TV나 유튜브 육아채널에서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힐링이 될 때가 있다. 남의 아이인데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들의 천진함에서 나오는 행동과 말은 그 자체가 강한 매력이다.

그렇게 50이 넘은 지금 내 눈에 들어오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모두가 사랑스럽고 보듬고 싶은 존재인데 정작 내 아이는 키우면서 그런 눈길로만 보지 못한 것 같아서 종종 후회가 되기도 한다.




한 육아전문가는 사춘기 아이들을 대할 때 내 집에 온 손님처럼 대하라고 했다. 손님이 집에 머무르면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두며 사적인 일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지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계속 살피면서 지원해 주려고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손님 대접이고 손님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물론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고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편안한 만큼 집주인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편안함을 주지 못했다. 아이를 내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 아이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게 아이를 위한 일이고 배려이고 내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전문가가 하는 말들과 정반대로 했으니 아이와의 갈등이 컸던 것은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다.


내 욕심으로 아이를 항상 경쟁의 한가운데로 내몰면서 주위의 친구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친구를 경쟁하는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비교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기쁨으로 알게 하였다.

세상이 삭막해져 간다고 느끼고 안타깝다고 말하면서 나는 그런 상황을 부축이고 있었고 그런 엄마 밑에서 우리 아이는 따뜻함도 편안함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친구들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힘들었던 아이의 방황과 시련을 과정을 겪으며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란 생각을 참 많이 했다. 아이의 거친 말과 행동, 불성실함, 공손하지 못한 태도를 바로 잡기 위한 방법으로서가 아니라 소중하고 고귀한 아이의 존재를 더 많이 느끼도록 배려해 주고 사랑해 주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워서 이다. 그리고 받은 만큼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부족할까 봐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아이는 나보다 훨씬 나았다. 잘되는 친구를 시기심과 질투가 아이라 그들의 노력을 진심으로 인정할 줄 알았고, 노력보다 더한 요행을 바라지 않았고,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할 줄 알았다. 그래서 아이는 경쟁으로서가 아닌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에 도전해 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과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주님, 저의 허황된 기대로 아이를 힘들게 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다만 아이에게 주신 재능과 지혜로 최선을 다하게 하여 주소서. 혹 실패를 겪는다고 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게 하여 주소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주님께 의지하며 더욱 단단해지게 하소서. 그리고 힘든 과정 속에서도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여유와 미소를 허락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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