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9일
예수님은 이 세상에 가장 낮은 이로 오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본받아 가장 작고 낮은 삶을 살게 하소서.
오늘 주일 미사에서의 복음 말씀으로 '바리사이와 세리의 이야기'를 들었다. 십일조를 바치고 정해진 계명에 충실했던 바리사이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으며 미움을 받던 세리. 바리사이는 성전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기도할 수 있었지만 세리는 뒤에서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자신의 비천한 모습을 용서해 달라고 주님께 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주님 앞에서 누가 진정 의인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게 했다.
주님 앞에서 겸손하다는 건 자신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주님께 내어 보이고 자비를 청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있어야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고 허물을 끌어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 순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좀 더 나아 보이려고, 높아 보이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그러한 생각에서 남은 깎아내리고 반대로 나의 부족함과 허물은 드러나지 않게 감추고 포장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내게 좋지 않은 일들은 상황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게 쉬웠고, 기쁜 일을 맞이할 때조차도 그 기쁨을 나의 성과로 더 크게 확대해서 자랑을 하곤 했다. 그래서 '겸손'이라는 단어 앞에서 나는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는 요즘 우리 안드레아가 많이 부족하지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하게 된다. 그리고 주님이 좀 더 우리 아이를 특별하게 생각해 주셨으면 하고 바란다. 지금은 간절함에 주님께서 은총을 내려 주신다면, 아이에게 좋은 결과를 주시다면 더없이 착하게 살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기에 나의 기도가 이루어지면 지금의 간절한 마음을 금세 잊을 것이라는 것을 안다.
주님이 말씀하신 가장 낮고 작은 삶. 스스로를 낮추는 자를 높이 들어 올려주신다는 말씀.
오늘은 그 말씀에 대해 묵상을 했다.
내가 늘 힘들다고, 고통스럽다고, 속이 문들어진다고 항상 주님께 매달렸지만 생각해 보면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떠올리면 오히려 주님께 감사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내게 주신 주님의 은총이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욕망이 큰 만큼 공허함이 커서 만족을 모르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나만 보지 않고 주변을 함께 볼 수 있다면, 내 욕심만을 채우는 것에서 잠시라도 나누는 마음으로 가질 수 있다면, 나를 드러내려고 애쓰기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주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작고 낮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의 수험기간을 보내며 나에게 주신 달란트와 허락하신 여건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겠다.
주님, 아이가 열심히 배우고 학습하며 계속 도전하며 열정을 다해 살게 해 주소서. 또한 그러한 노력이 이웃과 세상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