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일
주님, 수험생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당신 마음의 문을 두드립니다.
입시라는 목적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아이들이 잠시라도 주님 앞에 머물며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소서.
매일 회사에 도착해서 8시 즈음이 되면 아이에게 문자를 보내서 일어났는지를 확인한다. 8시에는 일어나야 학교에 지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보낸 문자에 짧게 라도 답이 와야 그제야 안심이 되어 일에 집중할 수가 있다. 그렇게 나는 매일매일 아이를 챙기고 있었고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10시경 아이가 아직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담임선생님의 문자가 왔다. 그리고 요즘 자주 지각을 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문자를 받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오늘은 내가 문자를 하기 전 아침 6시 30분쯤 아이가 먼저 나에게 학교에 간다고 문자를 했고 회사에 도착해서 8시경 오늘 밥 꼭 먹으라는 문자를 보내며 한차례 더 아이와 문자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10시가 지났는데도 아직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이다.
담임선생님은 미인정 지각이 계속되어 몇 번을 참다가 부모님께서도 아셔야 할 것 같아 말씀드린다고 말씀하시며 아이가 요며칠 문제가 많음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그 말 뒤에 집에서 신경 좀 쓰라는 뜻이 담겨서 전달되었다.
아이가 불성실하면 그 부모는 아이에게 무관심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의 상황을 잘 모르면 그 부모는 무관심에 더해 태평하게만 지내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자주 지각을 하는 사실은 몰랐지만 한 번도 아이를 보며 마음 편하지 못했는데,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문자로 아이를 깨우며 나름 신경을 쓰고 있는데, 학교 선생님들에게 나는 아이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엄마로 인식이 되는 것 같아 서운했다.
아이는 오늘 아침 깜박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매일 밤새 불을 켜 놓고 자니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을 테고 어쩌면 새벽까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잠을 거의 못 잤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찍 자고, 불 끄고 자고,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해도 짜증만 내고 귓등으로 듣더니 스스로 알아서 잘 생활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화가 나면서도 아침에 늦잠자지 않게 옆에서 깨워주지 못하는 게 또 미안했다.
아이에게 문자로 수능시험날 컨디션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퇴근해서 얼굴 보고 또 당부했다.
고3의 시기가 또 수험생으로의 기간이 우리 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목표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보는 과정에서 분명 큰 의미를 가지고 있고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가 이 시기에 성실함과 책임감을 조금이라도 배웠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한 배움이 하루아침에 쉽게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더욱이 오랫동안 학업을 쉬어 결손이 있는 우리 아이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겠지만) 자신이 치러야 할 몫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는 경험과, 한계에 부딪혔을 때 이겨내려고 애쓰며 주님께 의지하면서 기도하는 간절함을 이 시기에 우리 아이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주님,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라도 항상 최선의 노력을 생각하게 이끌어 주소서. 그리고 힘들고 어려울 때 무엇보다 먼저 주님을 찾고 주님께 모든 걸 맡기며 희망을 놓지 않고 노력해 나가기를 원합니다.
저희들 목적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면서도 힘들 때마다 주님 사랑 안에 고요히 머물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