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곁을 지켜 주소서

D-16일

by Eunice

주님, 아이들이 홀로 아픔을 견뎌야 할 때,

어려운 순간들을 선택해야 할 때 그들 곁에서 친구가 되어 주소서.

그 아이들 곁을 지켜 주소서.


아이가 태어나면서 그 약하고 작은 생명체가 자라고 성장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대견하고 흐뭇하고 신기했다. 생각해 보면 어린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매 순간 재롱이었다. 편하고 불편함을 웃음과 울음으로만 표현했던 작은 생명체가 언제부터인가 싫고 좋음에 대한 주관이 생겼고, 또 좀 더 시간이 흐르니 짧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너무 깜찍하고 신기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했다.


아이의 어렸을 때는 아이의 모든 행동이 참 사랑스러웠고 아이 입장에서 이해되지 못할 게 없었다. 존재만으로도 너무 소중했고 감사했다. 또 그때에 나는 아이에게 가장 의지되는 커다란 존재였다. 나의 존재가 아이의 무서움도 사라지게 할 수 있었고 아이에게 힘이 나게도 했다. 모든 엄마와 아이가 그렇듯 나에게 아이는 탯줄이 끊어지고도 오랫동안을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서로의 존재가 더 이상 크지가 않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는 자기에게 향하는 관심과 시선을 부담스러워했고 자기의 마음을 쉽게 열어 보여주지 않았다. 나에게서 멀어지려고 애쓰는 아이를 나는 오히려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더 멀어져만 갔다. 그렇게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쫓아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보아야만 했다.


아이가 나를 찾지 않고 나에게 기대지 않는다는 건 생각보다 상실감이 컸다. 일방적인 시선은 언제나 외롭고 허전했다. 그렇게 나는 억지로 아이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떠나는 자리에 항상 주님께서 함께 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아이가 태어났다고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가 되어 간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주님 저의 빈자리가 부족함이 없도록 아니 더 든든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주님께서 채워주시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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