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일
주님께서 저희 아이에게 주신 많은 능력과 재능을 선하게 성장시켜 주님 뜻에 맞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어제 성당에서는 수험생 안수식이 있었다. 어렸을 적 주일학교에서 만났던 우리 아이의 친구들이 오랜만에 성전에 모였다. 다들 성장한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어릴 적 얼굴이 남아 있어서 반가웠다. 어디에선가 이렇게 잘 자라고 있었구나 생각하니 대견하고 참 기특했다.
그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정작 우리 아이는 안수식에 함께 하지 못했다. 그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며 지냈는데 이제는 우리 아이만 동떨어진 것 같고, 뒤처져 있는 것 같아 속이 상했다. 어쩔 수 없이 또 그렇게 비교하는 마음이 들고야 말았다.
시험 전에 신부님 안수라도 받으면 좋을 텐데... 그랬으면 하는 생각에 나는 종일 아이가 차단한 전화에 문자를 남겼다. 성당에 꼭 왔으면 좋겠다고. 와달라고. 그리고 미사가 시작되어 끝날 때까지 잠깐잠깐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이는 끝내 오지 않았고 그럴걸 예상했으면서도 서운하고 섭섭했다. 미사가 끝나고 아이들은 집에 가고, 수험생 부모들은 성전에 남아 이제 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100일 기도를 드렸는데 나는 부러움과 안타까움으로 이런저런 생각에 기도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한때 나는 우리 아이가 자랑스러워 다른 엄마들 앞에서 마음이 우쭐한 적이 있었다.
어렸을 때 아이는 달리기를 잘하고 축구도 참 잘했다. 아이가 날쌔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고 흐뭇했었다. 또 아이는 수학에도 소질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중학교 과정을 다 마무리했고 중학교 때는 수학은 거의 만점을 받았다. 고등학교 들어와 학업을 놓기 전까지 수학이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그런 아이의 재능은 우리 아이가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런 오만한 마음이 자만하게 했고 또 무의식적으로 다른 아이들을 무시를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가 스스로 잘나서 가진 재능처럼 생각했었다. 정말 한 치 앞도 모르면서 참 교만했었다.
주님이 우리 아이에게 주신 재능은 주님이 계획하신 일이고 우리 아이를 드러내어 쓰시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그 주님의 뜻을 생각하며 주신 재능을 주님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어야 했다. 그렇게 아이를 가르쳐야 했다. 아이가 자만하지 않게, 게으르지 않게, 성실할 수 있게, 주님의 뜻에 따라 이웃을 위해 주신 재능을 나눌 수 있게 말이다.
내가 많이 부족해서 엄마로서 아이를 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와주지 못했다. 그런 마음이 드니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주님, 아이가 세상에 나가 살아갈 때에 매 순간 주님의 성실한 일꾼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주님께서 주신 재능을 주님의 신실한 일꾼으로 쓰이게 하소서.
그리고 아이가 당신 뜻에 맞갖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