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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ke Nov 26. 2021

사바나에서 마이애미, 키웨스트까지

복숭아로 유명한 조지아주에서 남국의 정취 넘치는 플로리다

사바나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어제의 흐린 날과는 대조적으로 상쾌하고 맑았다. 이러니 거쳐갈 도시였지만 딱 한 군데만 보고 가볼까 하는 마음이 심히 동하고 말았다.

 마이애미의 날씨는 오늘 하루 종일 비라고 하니, 서두르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난 것도 한 몫했지.

 미국 동남부 조지아 주를 가장 대표하는 도시인 사바나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시절부터 발전한 도시이다. 볼거리가 여러 군데 있지만 Savannah Historic Distric의 리버 사이드를 걸어보기로 했다.

 주차비는 타 관광지역에 비함 리즈너블 하다더니 1시간에 $2. 친절한 환대를 받는 기분.




미국의 자동차 넘버 플레이트는 주마다 특색 있는데, 이곳 복숭아가 맛있기로 유명해 Peach State라 하더니 번호판도 상큼하게 살구 핑크. 저스틴 비버도 Georgia Peach로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






Savannah's River Street runs along the Savannah River




자동차 길이 전부 Cobblestone으로 깔려있다. 18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길과 건물들이라 하니 역사가 깊다.





African-American Families Monument





가파르다 생각하며 올랐던 계단인데, 나중에 알아보니

'Savannah Stone Stairs of Death'라고 한다.





인상적인 건축물과 사바나만의 특색 있는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던 아침 산책이었다. 관광 계획이 전혀 없던 도시였기에, 즉흥적으로 고른 장소였건만, 이 길이 미국에서 예쁜 길 11곳 중의 한 곳이었다.

역사과 개성이 공존하는 곳. 이제 정말 마이애미를 향해 출발할 시간이다.


사바나에서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까지의 거리는 약 491마일. 한 번도 쉬지 않고 규정속도로 정체되지 않고 달렸을 시, 7시간 반이 소요된다.

여행 시작 전부터,

내 맘속에 자리했던 Sadness.

일생 한번 올까 말까 한 플로리다를 비와 함께 점철하다니. 남편은 또 비행기 타고 오면 된다는데 나 조이랑 살고 있었어.




7박 8일간 한줄기의 빛도 없을 거라던 야멸찼던 예보가,

긴장을 늦춘 듯 살짝 비구름을 거두면 이때 다며 별것 아닌 주변 사진을 연사 촬영했다.




복숭아 가게 간판이 보이는 걸 보니, 아직 조지아주구나 하는 사진




지금 출구로 나가면 맥도널드가 있구나 하는 사진




트럭이 길구나 하는 사진ㅋㅋ




외로이 서있는 나무 한그루의 사진도.





Kingsland, GA의 주유소에서 가스를 넣고 새콤한 간식을 샀다. 어지간한 자동차 굿즈는 다 구비되어 있다.





우와 플로리다주에 들어섰다! 고 환호했지만

길쭉하게 생긴 플로리다 주의 남쪽 도시까지는 또 언제 도착할까.

북부 도시 Jacksonville에서 마이애미까지는 도속도로로 5시간 반.

제아무리 운전에 자신 있어도, 엉덩이 근육 약하면 힘든 구루마 여행.




플로리다 주에 들어서면 고속도로의 휴게소도, 출구도 현저히 줄어든다.





플로리다주는 Sun Pass가 통용되는데, 우리가 달고 온 건 E-Zpass였다. 이름은 달라도 문제없이 차지되었다.

짐 속에 사람이 묻혀가던 날들.

최근 큰아이가 경미한 차멀미를 시작해서, 약간 불안하다 싶으면 잠시 나와 자리를 바꿔 앉기도 했다.

악화될 책이나 아이패드 종류는 일절 준비 안 했다 보니, 애들이 화장지를 뜯고 놀아서 차 안에 먼지가 백만스무 개.




날씨가 궂고 도로 정체가 심해지는 걸 보니 마이애미가 가까워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에 알게 된 게, 스콜이란 전혀 가벼운 비가 아니라는 점.

뇌우를 동반하기도 하고, 와이퍼를 맥시멈에 맞추어 작동시켜도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앞차의 번지는듯한 후미등 불빛도, 조용히 달리는 옆 차선의 대형 트럭들은 존재만으로 숨을 멎게 만들었다. 마이애미 주민들은 여름에 비치 안 가고, 쇼핑몰 다닌다는 말이 실로 이해되었다.




무사히 코랄 게이블즈 호텔에 도착.

호텔 입구서부터 냉장고 속 생선이 된 기분이 들었는데 ( 원래 마이애미가 어딜 가든 실내온도가 기가 막힐 정도로 낮다. 습도 조절하기 때문인 듯)

룸의 에어컨을 끄고, 난방기를 돌리니 그제야 살 것 같았다. 뿌연 밤




남미산 과일이 확실히 눈에 띄게 많다.
마이애미 로컬 커피빈도 사보았는데, 원산지는 브라질이라

다음날 아침 다시 날이 개었다. 트로피컬 7월 우기 특징인 건지.

Coral Gables에 있는 Whole Foods에 왔다. 아직 마이애미 시내이다. Key West까지 이어지는 국도 U.S.1에서 이탈하지 않고, 평점도 높아 사전 조사해 온 곳.

키웨스트 호텔에서 마시려고 로컬 맥주도 한 짝 담고.

최남단 지역에서 꼭 먹어볼 키 라임 파이도 팔고 있다.


I-95를 타고 계속 남쪽으로 달려선, 마이애미로부터 키웨스트까지는 국도 1번을 이용하게 된다. 이 도로가 얼마나 기냐면, 미국 동부의 최북단인 Maine State~ Key West, Florida까지 이어진다.



아침과 동시에 차 안에서 해결할 점심까지 샀다. 왜 여기까지 와서 홀푸드냐는 얼굴을 짓던 남편이 제일 잘 먹은 거 실화냐. 신선한 야채를 샐러드를 소처럼 씹어 넘기며 감동의 눈물이. 3시간 반만 열심히 달리면, 드디어 키웨스트에 도착한다. 펫 호텔에 맡기고 온 우리 집 강아지 볼트가 생각나서 옆 차 강아지에게 시선이 계속 갔다. 일주일 이상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데, 반복해서 일주일만 자면 데리러 올 거라 말해주었는데 지금 넌 뭐 하고 있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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