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도 밥도 종류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맛도 좋은 “하이-아미”
찬밥도 맛있다는 “철원 오대쌀”
초밥에 잘 어울린다는 “신동진쌀”
찰기가 좋은 일본의 대표 쌀 “고시 히카리” 등
우리는 맛 좋은 쌀밥의 중요성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들으며 자랍니다. 반찬은 변변찮아도 밥은 맛있고 좋은 것을 먹어야 한다며 말입니다. 특히 알이 굵고 윤기가 좌르르 흐르며 쫄깃한 식감이 있는 '백미'를 즐겨 먹는데요. 그러나 우리는 자라가면서 많은 언론과 서적들로부터 백미보다는 현미 같은 덜 도정된 쌀이나 영양이 풍부한 잡곡밥을 먹으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실제로 학교 급식이나 구내식당에서도 먹는 사람의 취향을 존중해서 따로 현미밥 등을 구비해 놓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추세기도 합니다.
가까운 마트에만 가도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밥의 재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재료들로는 대표적으로 백미가 있고 귀리, 보리, 율무, 현미, 흑미 등 다양한 곡물로 밥을 해 먹을 수 있게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완두콩, 검은콩, 기장, 조, 수수, 메밀, 팥 등 몸에 좋은 곡류들을 쌀과 섞어서 잘 불려 밥을 지으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합니다.
우리는 밥의 맛과 용도에 따라 밥의 종류를 선택해서 먹어야 하는데요. 오늘은 과연 “어떤 밥”을 먹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벼를 수확한 다음 껍질과 쌀겨, 그리고 배아를 벗겨 “도정”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백미와는 달리 현미는 왕겨만 벗기고 쌀겨와 배아는 남겨둔 쌀을 말합니다. 그만큼 식감이 질기고 둔탁하지만 대신 영양적으로 장점이 훨씬 많다고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연구에 따르면 현미밥은 백미에 비해서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단백질과 식이섬유, 무기질과 비타민 등 하루 생활, 그리고 근성장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타민 B1과 B2의 함량이 높다고 하는데 평소에 운동과 술,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현미밥을 꾸준히 드시는 것이 좋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항산화와 항당뇨 효능이 가장 대표적인 현미의 장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동물실험을 통한 항암효과에서도 효능이 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혈당을 저하시켜주고 이상 지질 혈증을 개선시키는 놀라운 효과가 있다고 하니 비슷한 증상으로 인한 질병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전문 의료인들과 상담 후 현미밥을 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현미로만 밥을 지으실 경우 식감과 맛이 백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또한 정제가 덜 된 만큼 현미밥은 꼭꼭 씹어 드셔야 합니다. 따라서 소화능력이 좋지 않거나 사정상 밥을 빨리 드셔야 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흡수가 안되고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식감이 부드러운 현미 품종은 없는 걸까요?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현미 중에서도 백진주, 설갱, 그리고 보석찰이라는 품종이 딱딱함(hardness)이 덜하고 부착성(adhesiveness)이 좋아서 식감이 눈에 띄게 좋다고 합니다. 현미를 조금 더 맛있게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죠?
백미밥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밥입니다. 현미보다 부드럽기 때문에 맛이 좋은 건 물론이고 소화가 잘 돼서 우리의 주식으로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데요. 백미는 현미에 비해서 영양분이 낮고 우리 몸을 산성으로 만드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현미와 비교가 많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백미밥은 먹지 말아야 할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그 이유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현미나 잡곡밥에 비해서 백미밥은 소화가 잘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신진대사 능률이나 소화능력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 백미를 먹어야 할 첫 번째 이유입니다. 현미나 잡곡밥은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고 생각보다 많이 씹어야 하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에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분들에게는 데일리 밥으로 먹기에 그리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흰 쥐에게 현미, 백미, 옥수수 전분, 밀, 설탕을 각각 먹여 보았더니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백미를 먹었을 때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적당한 양의 백미는 다른 곡류나 탄수화물원에 비해 낫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고 합니다.
현미나 잡곡밥을 먹으면서 소화나 식감에서 불편감을 느끼셨다면 잡곡 7대 백미 3의 비율로 백미와 섞어 드시면 맛과 영양이 좋은 밥을 드실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음식은 편향되게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자신의 필요와 상태에 따라 현명하게 골라먹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귀리밥은 사실 우리가 평소에 즐겨 먹지는 않는데요. 의외로(?) 고려시대 사람들은 귀리밥을 주식으로 먹었다는 재미있는 설도 있습니다. 쌀 재배가 어려운 고랭지나 추운 고원 쪽에는 귀리 농사가 용이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귀리를 대량으로 재배해서 그걸로 밥을 지어먹는 게 가성비가 좋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다른 것들을 첨가하지 않고 귀리만 100퍼센트로 밥을 지어서 드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영양학적 측면에서도 귀리밥은 좋은 선택이라고 합니다.
귀리밥에는 100g당 380칼로리가 들어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단백질이 13g, 지방은 6.5g, 탄수화물은 67g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 10g이 식이섬유라고 하니, 자기관리적으로 봤을 때 엄청나게 유리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운동하시는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습니다. 용량 대비 단백질이 높고 탄수화물과 당이 낮기 때문입니다. 단, 슈퍼푸드로 선정된 만큼 그 효능이 좋지만.. 퓨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통풍 환자들께서는 주의해서 드셔야 한다고 합니다.
귀리를 백미와 섞어서 혼식을 하는 것도 우리 몸에 정말 좋다고 하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귀리를 쌀과 섞어서 밥을 지어먹었을 때 맛도 좋고 영양도 좋으려면 20에서 30%의 첨가량이 가장 적당하다고 합니다.
한편 귀리를 섞어 먹으면 쌀밥의 베타글루칸(β-glucan) 함량이 증가한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는데요. 베타글루칸은 버섯이나 곡류에 많이 들어 있는 물질입니다. 수용성 식이섬유이자 다당류인 베타글루칸의 역할은 우리 몸의 암세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 그리고 면역기전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하니 귀리밥을 챙겨 드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렌틸콩은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필수품으로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연예인 이효리 씨가 직접 렌틸콩을 가지고 자기가 먹는 방법을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2006년 렌틸콩은 미국 건강전문지 “Health”에서 김치, 낫토, 요구르트, 올리브와 더불어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식품이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주식이기도 했다는데, 옛날부터 지금까지 핫한 셈이네요. 그렇다면 어떤 점이 그리 대단하길래 이렇게 세대를 넘어서도 인기가 많을까요?
연구에 따르면 렌틸콩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는 한편 지질 함량은 낮기 때문에 영양과 포만감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무기질 즉 마그네슘, 철분, 아연, 엽산, 칼륨 등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당뇨나 신장결석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피토케미컬 성분이 풍부하여 심혈관 질환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개그우먼 양해림 씨는 렌틸콩 다이어트로 12kg를 감량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도 체질에 맞지 않는데도 과다 섭취하시면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렌틸콩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평소 신장이 좋지 않으신 분들이 과다하게 섭취하시면 복통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시고 섭취하셔야 하겠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요즘은 도정기술이 예전과 달리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쌀을 예전처럼 빡빡 씻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영양소나 쌀알이 파괴될 수 있습니다. 다만 쌀겨의 분말과 먼지를 떨어내기 위해 3-4번 물을 넣고 손으로 헹궈주면 된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밥은 우리 식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음식입니다. 건강을 위해서 자기 체질과 용도에 맞게 맛있는 밥을 지어 식사하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물도 많이 드시고 건강한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1. 한규상, 정혜정, 윤지현, 백만기(2012). 현미밥의 식미 향상을 위한 곡류 혼합비의 최적화.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22(6), 782-794.
2. 이점식, 곽지은, 천아름, 원용재, 김보경(2014). 품종별 현미밥의 조직감 특성 비교. 한국식품영양학회지. 27(2), 294-301.
3. 김혜영(2014.06.12.). [발언대] ‘흰 쌀밥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오해.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6/11/2014061104184.html
4. 이미자, 김양길, 이유영, 김형순, 최식원, 이광식, 서우덕, 강현중, 박기도(2016). 국내 쌀귀리 첨가 밥의 이화학적 특성 및 항산화활성. 산업식품공학. 20(4), 328-333.
5. 정현철(2019). 렌틸콩 분말을 첨가한 쿠키의 품질특성. Culinary Science & Hospitality Research, 25(3), 3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