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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중해 Aug 28. 2021

아르기닌이 뭔데 다들 먹어요?

천연 비아그라에, 근성장도 돕는다고요?

최근 젊은 남성분들이 많이 찾는 보충제가 있습니다. 바로 아르기닌(Arginine)인데요. '정력' '강직도' '에너지' '지속력' 등의 키워드들이 아르기닌과 많이 연관됩니다. 최근에 포털 사이트들에서 검색을 해보니, 제품들이 정말 많이 나오더라고요. 예전에는 캡슐 제형 제품이 많았는데, 어느샌가부터 간편하게 한 포씩 먹는 스틱제품들이 시장에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그 전보다 훨씬 아르기닌 함량을 높여서요. 아르기닌 성분을 위해 굴을 하루에 200개씩 먹었다는 카사노바가 환생한다면, 불편하게 굴이나 장어 안 먹고, 이런 고함량 제품들을 많이 사먹지 않았을까요? (참고로 특정 제품들은 한 포에 굴 1kg 해당하는 아르기닌이 들어있다고 광고하기도 하니까요)


아무튼, 네이버서든 구글에서든 어디 쇼핑몰에서도 이렇게 잘 나가는 아르기닌인데, 도대체 아르기닌이 뭐길래 여러가지 제형으로 다들 챙겨먹는 걸까요? 오늘은 아르기닌에 대해서 짧게 얘기해보겠습니다.


GOOGLE 검색어: 아르기닌(21.08.28 기준)


1. 아르기닌이 뭔가요?

UFC 선수 콜비 코빙턴이 사랑하는 음료사 BANG 에서도 L-아르기닌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는 필수 아미노산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죠? 하지만 아르기닌은 필수 아미노산은 아닙니다. 조건부 필수 아미노산으로, 우리 몸에서 생성이 가능합니다만, 일부 특정 상황에 있으신 분들은 섭취가 꼭 필요하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임신 중이거나, 특정한 질병이 있을 때 등 의학적인 소견으로 아르기닌을 권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아르기닌의 주요 효능에는 프롤린, 글루탐산, 크레이틴같은 다른 아미노산들 전구체(재료) 역할, LDL콜레스테롤 산화정도 감소, 뇌기능 향상 등 막 나오는데.. 우리가 궁금한건 그런건 아니잖아요. 제일 중요한 기능은 바로 산화질소(Nitric Oxide) 생성입니다. 아니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한데?


산화질소는 혈관 확장을 촉진합니다. 이로 얻을  있는 이점들이 분명합니다. 특히 남성들이 기대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진데요. (1)성기능의 개선 (2)웨이트 트레이닝시 펌핑감 증진, 퍼포먼스 증진, 그로 인한 근성장 입니다. 최근 상남자, 강철 부대 등등 '강한 남자' 컨셉이 유행하는 것이랑  들어 맞는 원료 컨셉이죠? 혈관 확장이라는 , 남자뿐 아니라 인간의 몸에 다양한 기능을 ON하는 스위치를 활성화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참고로, 아르기닌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알파 케토글루타르산을 같이 복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아르기닌은 크레아틴의 전구체입니다. 크레아틴은 우리 근성장과 운동수행능력 증진, 선수일 경우 오래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지속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아르기닌 섭취는 직간접적으로 이런 효능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성장호르몬에도 관여할 수 있는데, 성장호르몬은 성인의 근성장, 회복, DOMS 제거에 기여합니다.


체내 아르기닌 보유량이 부족하게 되면, 몸에 여러 이상반응이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장기나 세포의 운영에 차질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혈중 암모니아 수치가 잘 떨어지지 않게 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많이 드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암모니아 독성이 몸에서 배출이 잘 되어야 좋은 거니까요(아르기닌의 대표적인 기능 = 시트룰린과 함께 요소회로 작용에 기여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그러면, 어쨌든 아르기닌을 많이 섭취해야 된다는 얘기 같은데, 뭘 먹어야 아르기닌을 많이 충족할 수 있다는 걸까요? 우선 첫 번째 대 전제로, 굶으면 안 됩니다. 굶는 건 사실 아르기닌 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소들도 결핍된다는 얘기니까요. 살을 빼야 하든 근육을 만들어야 하든 어쨌든 뭘 하던간에 절대 굶지는 마세요. 몸에 좋을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두 번째로는, 건강한 성인들은 단백질 풍부한 음식들을 골고루 많이 드셔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따로 아르기닌 결핍을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2. 아르기닌 추가 복용이 근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사실 궁금한 건 이겁니다. 그래서 그 좋다는 아르기닌을 때려먹으면 몸짱 된다는 거야?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실 일반적인 수준에서 웨이트 트레이닝 할때 엄청난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르기닌과 근성장에 관련한 많은 연구들은 그 둘의 관계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려웠답니다.


혈관이 확장되고 혈행이 개선되면, 자연스럽게 산소와 영양분이 더 빨리/많이 공급돼서 헬스에 도움이 되는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 자체는 사실이지만, 역시 필요이상으로 아르기닌을 고함량으로 단독 섭취한대도 유의한 수준으로 복용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 간의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즉, 딱히 근성장과 퍼포먼스 향상을 드라마틱하게 기대하면서 꾸준히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즉, 특정한 증상이 없이 건강한 분들, 균형잡힌 삼시세끼 잘 챙겨 먹는 분들이라면 아르기닌 추가섭취를 굳이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한가지 더. 연구에 따르면, 발기부전에 효과가 있는 정도는 1,000-1,500mg 정도의 아르기닌 하루 섭취량이면 충분히 증상이 개선된다고 합니다. 성기능과 자신감이 문제라면, 비싼 아르기닌 고함량 제품을 때려 먹을(?)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계란, 고기를 끼니마다 잘 챙겨 드세요. 참고로, 아무리 많이 먹는대도 아르기닌은 5,000mg 이상 섭취를 권장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회사들에서 마케팅 포인트로 표방하는 '초고함량' 제품을 매일 챙겨 드시는 것은... 개인의 자유긴 하지만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아르기닌을 너무 많이, 특히 공복에 섭취하게 되면 여러가지 부작용들이 생깁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설사인데요. 체내 수분, 무기질 배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근육 생기려다 탈수 걸릴 뻔). 또 헤르페스 환자들은 드시면 안 되는데요, 아르기닌이 헤르페스균의 증식을 돕기 때문입니다.


영양제도 트렌드입니다. 새로운 건강기능식품 원료가 나오면 사람들은 관심있게 해당 상품들을 보고 구매합니다. 예전 마카도 그랬고, 타트체리나 새싹보리도 그랬습니다. 사실 요즘에도 새싹보리는 장 건강과 소화 관련해서 가장 잘 나가는 원료이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소비자들은 신기하고 새로운 건강원료에 관심을 두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것돌도 식품이라는 겁니다. 제일 중요한 건 하루 세 끼에 내가 어떤 음식을 먹고 있는지 점검부터 해보는 것입니다. 결국 주식이 건강하지 않다면, 영양제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음주와 흡연, 고지방식이부터 고치는 것이 좋습니다.  지중해




참고문헌

1. Rhim HC, Kim MS, Park YJ, Choi WS, Park HK, Kim HG, Kim A, Paick SH. The Potential Role of Arginine Supplements on Erectile Dysfunction: A Systemic Review and Meta-Analysis. J Sex Med. 2019 Feb;16(2):223-234. doi: 10.1016/j.jsxm.2018.12.002. Erratum in: J Sex Med. 2020 Mar;17(3):560. PMID: 3077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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