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인들과 그들의 질문은 어디로 갔을까

낙서

by 한이루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류시화 시인이다. 세상에 온갖 시들은 다 끌어모은 듯한 그의 시집을 읽고 있을테면, 깊이를 가늠할 수 조차 없는 아픔들과 서글픔, 외로움, 그리고 고단함에도 기어이 삶의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택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해주니까. 꽤 유명한 사람의 시부터 이름없는 시들이 주는 깊이는 한 사람이 어디까지 내려가서 위를 올려다볼수 있는지, 그리고 한낱 생이 얼만큼 짧은 것인지, 이 주어진 시간안에서 내가 해야할 선택은 무엇인지 깊이 들여다보게 하고, 질문을 던지게 만들며 단편적으로만 보이던 이 생도 가늠할 수 없을조차 깊고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여러갈래의 길로 나누어져 있음을 알게 해준다.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는 그의 말이 가장 아프게 다가온 것은 나의 두려움을 직시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두려움에 가려져 삶의 일부를 허비하게 되는 것을 아는가. 당신이 만든 편견이 어떤 모습을 가리는 손바닥이 되는 줄은 아는가. 그림자를 만들고, 빛이 들지 않는 부정의 늪을 만든다는 것은 아는가. 결코 다시 없을 희망처럼 당신의 편견은 길의 끝을 만들고, 생의 일부를 잘라내버림을 아는가.


이겨내는 두려움의 시간만큼 놓치지 않는 삶의 순간들을 간직할 수 있다면, 그로인해 당신의 삶이 한 장면의 찬란함으로 빛날수 있다면.


기어이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더 많은 기억들 속에 파묻혀 한시도 아까운적 없는 삶을 그려내라고 할 테다. 실패는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는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 넘어지고, 멈추고, 돌아서고, 다시 걷는 그 모든 과정이 사실은 이미 두려움과 싸우고 있다는 증거다. 실패는 그 싸움에서 진 것이 아니라, 그 싸움에 나섰다는 흔적이다. 그러니 당신이 지나온 실패들을 가볍게 여기지 마라. 그것은 당신이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기록인셈이며 당신의 깊이가 되었을테니까.


삶의 모든 순간이 당신에게 더할나위 없는 좋은 선생님, 친구, 동료, 그리고 사랑이었기를. 모든 순간을 추억하더라도 그늘 진 표정이 아니라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표정이기를.


그렇게 당신의 삶도 찬란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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