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마음도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쓰이는 마음

by 한이루

무엇이 그리 속상하여

저리도 모진 화를 쏟아낼까.


무엇이 그리 깊이 맺혔길래

저토록 날이 선 채 서 있을까.


내가 상처에 베여 화를 내보았고,

겹겹이 쌓인 아픔에 날카로워 보았기에.


모난 나의 생을 둥글게 다듬어 주려

세상은 내게 참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었더랬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내어주는 법을

알려준 듯한 인연들부터


누군가에게 함부로 마음을 뺏기지 않도록,

이 희미한 마음 지킬 수 있도록

삶의 일침을 날려준 인연들까지


모두가 삶의 가르침이었고

앎이었건만.


당신에겐 그 모서리를 깎아줄

귀한 인연이 아직 닿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안아줄 그 다정한 순간이

없었을까 싶어 바라보는 내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그 모서리가 채 깎이지 않아

누군가의 삶에 남긴 상처가 있었음을,


하마터면 당신의 삶에 눈부신 햇살로

기억될 수 있었던 인연이

당신을 미처 알지 못한 채 스쳐갔음을.


내가 누군가와 웃으며

눈부신 시간을 누릴 때

당신의 입가에도 그런 웃음이 머물기를.


나의 즐거움으로 하루가 아깝도록

반짝일 때 당신의 하루도 그토록 빛나기를.


그저 당신이, 참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도 깊이 아파보았으니,

당신은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당신의 얼어붙은 화가 녹아내리는 날,

그 서늘한 날카로움이 마침내 둥글어지는 날,

그 곁에 내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당신의 상처를 통과한 웃음과

나의 아픔을 건너온 웃음이 마주할 때,

세상 그 어떤 슬픔도 더는 두렵지 않을 테니.


아, 내게 피어난 이 마음은

필시 안타까움 그 언저리에서 멈추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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