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책장을 넘기다 멈칫할 때가 있습니다 미움은 다 증발하고, 엑기스처럼 남은 다정한 기억 한 방울이 툭 떨어지는 듯이요.
지난 시절에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치밀어 오릅니다. 이미 그때는 저물었는데요.
기억은 아닌듯 합니다. 어떤 감정이 이미 제 안에 존재하지만 명확하지 않으니까요.
추억도 아닙니다. 그리 아름답고, 달콤하지 않았어요. 분명히 그랬으니까요.
제겐 손 내밀어 줄,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았을 따듯한 사람이란 망상에서 힘을 얻고 있는 동안이었습니다.
역시나 망상일 뿐이었지만요.
그럼에도,
아니 그럼에도 여전히 그 기억인지, 추억인지 모를 그 감정은 따듯합니다.
그리고 이해하고 싶고요.
안아주고 싶습니다.
내가 부족하니까요, 내가 부족하니까 남의 부족함은 그저 사랑스럽게 바라보게 됩니다.
모자른 듯한 욕심도,
멍청한 저 열정도,
그저 웃기기만 한 저 패기도
그리고 모든것을 지나쳐온 사람의 한숨도
모두 겪어 봤으니까요.
그리곤 또 찾을까 두려워 이제는 제가 제 어깨를 토닥여 주기로 약속합니다.
그렇게 토닥이는 법을 배웁니다.
누군가를 토닥이는 법도요.
도대체 그 감정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사람을 한없이 잡아 끌어내렸다가도, 깊이를 알려주고 다시 올려주는 것일까요.
그렇게 전,
제 인생을 되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