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다는 건, 곧 약속이자 그것은 책임이었어요. 이미 떠나간 인연은 나와 함께 하고자 할 마음이 없었을 뿐이에요. 그래서인지 책임을 들지 않아요. 들었다가도 소중하지 않은듯 툭- 놔버려요. 그건 소중하지 않으니까요. 이마저도 시간이 통과하지 않고선 결코 진실에 닿을 수 없을 뿐이지만요. 결과는 시간이 흘러야 나오니까요. 여전히 몰라요.
순간 착각도, 망상에 의해 보았던 신기루가 사라져 갈 때 즈음 비로소 안개는 걷히고 진실을 봐요. 진실은 언제나 눈 앞에 있지만 보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이에요.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언제나 모든 것들은 시간을 통과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신기루에 불과했어요.
믿음도, 신뢰도 결국 시간이었어요. 단 한순간에 운명처럼 생겨나는 것이 아니었고요, 결국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였어요. 함부로 줄 수 없는 것들의 가치는 그만큼 크고요. 진실을 마주한다는 건,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할지도요.
안개가 걷힌 시점부터 당당하게 걸어요. 길이 보이니까요. 무서워 할 필요도 없어요. 그 두려움마저도 안개에 의해 살고자 하던 나의 의지일 뿐이란것을 알아차릴 땐, 그 의지에 감탄하며 두려움을 맞설 용기도 생겨요. 그때 쯔음엔 안개는 걷혔다는 걸 겪었으니까요. 더이상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요. 이게 경험이 하는 역할이었어요.
경험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수단일 뿐이었어요. 이렇게 했더니, 내게 저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알려주던 삶의 스승이요. 삶을 배워가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우리는 각자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걸어가요. 자신의 삶을 가꾸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요. 가지각색 다른 모양과 움직임으로요.
결과는 과거였어요. 지나간 과거를 들먹일 필요가 왜 있을까요? 어쩌면 훈장이 되어주고, 어쩌면 낙인이 되어주는 것 뿐인데. 언제나 멈추어 있는 상태니까요. 변하지도 않고요. 이미 지나가버린 결과는 그 자체로 경험을 더욱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에요. 경험은 애매하거든요. 때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해버릴 만큼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이라 생각하니까요. 그러나 그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요. 결과로요. 불필요한 과정이 정말 불필요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요. 시간이 있잖아요 우리에겐. 그 결과는 언제나 시간을 통과해야만 볼 수 있는 진실에 가깝고요.
제가 겪은 진실 하나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었어요. 이왕이면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무서워 하지 않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했고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힘껏 사랑할 수 있도록 내 안에 사랑이 존재하길 바랬어요. 내가 나를 사랑하면, 나는 누군갈 떠나지 않아요. 나를 사랑하니, 이웃을 사랑해요. 나를 연민하니, 이웃을 연민하고요. 나에게 관대하니, 이웃에게도 관대해요. 정직함은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어디로든 향하고 있다는 것을 내비추는 것이었어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고요.
우린 아직 너무 몰라요. 아니 어쩌면 저 뿐일지도요. 모를수도 있었구나. 몰랐겠구나, 겪어보지 않았으니 모르는구나라며 한계도 인정하고요.
아직 너무 몰라요. 그래서 서툰게 당연한거였어요.
앞으로도 모르는 것 투성이일텐데
어쩔까 싶다가도, 어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