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지 못한 손길이 밤을 덮을때

그때는 소란스러워서 보지 못했던 진심이, 조용해진 지금에야 너무 선명해

by 한이루

미련일까, 그저 기억에 지나치지 않은걸까 싶은 감정이 몽글하게 올라온다. 지금은 내게 없는데, 편의점에 진열 된 과자나 라면처럼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다시 서랍을 열고 꺼내본다. 그때의 감정, 마음이 묻어있는 것들을


그 시간동안 나의 마음은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주변이 나를 흘겨가고, 그 시선에 반응하던 내가 있던 그 때에는 나를 돌아볼 수 없으니 말이다.


감정이 가라앉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터벅 터벅 그 물길을 걸어갈 땐 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모래들도 나의 발걸음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다가 더이상 발길이 닿지 않으니 축 가라앉는다. 비로소 보인다.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었고, 잠시 가려져 있었던 것 뿐임을.


차마 건네지 못한 마음이 걸린다. 서랍속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너를 꺼낸다. 정적이며 숨을 쉬지 않고 있던 너는 나의 손길로 살아있음이 여전하게 느껴진다.


시끄러운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면 여지없이 서랍을 뒤적인다. 거기엔 아무것도 없는데, 내게 이뤄질만한 동화들은 없는데 말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뒤적인다. 아무런 이유도 없고, 의도도 없는 그냥처럼 말이다.


그렇게 밤은 너로 덮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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