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에게 중요한 30가지 구별(Distinction)
제품 : 원료를 써서 물건을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들어낸 물품
상품 : 사고파는 물품
창업지원사업 초기에 선정되는 아이템을 보면 아이디어가 좋으니 실제로 구현해 볼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아이템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검증을 해본 사업 아이템이 선정된다. 결국 무엇인가 만들어 내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고, 실제로 많은 창업자들이 구현해 낸다. 하지만 가장 큰 장벽이 남아 있는데, 시장 진입, 즉 팔리는 것이다.
창업자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착각이 “만드는 게 어렵지, 만들기만 하면 엄청 잘 팔릴 거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 놓은 후에 잘 안 팔려서 “세상이 내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알아주지 않는다”라고 푸념을 한다.
결국 많은 창업자들은 상품을 만들기보다는, 제품에 집중한다. 정확히 말하면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을 만든다. 돈은 고객의 지갑 안에 있는 거지, 내가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세상에 널려 있는 돈이 내 통장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고객이 사고 싶은 상품에는 고객의 결핍을 해소시켜줄 포인트가 있다. 필자는 예전에 화장품 사업이 잘된다 하여 황사도 심하고, 미세먼지도 많아 안티폴루션 마스크팩을 만들면 대박이 나겠다 생각하고 만들었다. 그리고 만들자마자 드럭스토어에 제안을 했는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었다. 드럭스토어에 비치하기에는 제품 케이스가 너무 컸고, 안티폴루션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임상을 거쳐야 했다. 그래서 수출을 하려고 했지만 그들이 원하는 CGMP 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이어야 했는데, 내가 만든 건 GMP 시설에서 만든 것이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제품이었지 상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비싼 수업료를 내고 고객의 결핍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여, 두 번째 스타킹을 만들 때는 고객의 결핍을 찾아보고 분석해 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사이즈가 있는 스타킹이었다. 몇 년간 드럭스토어에서 스타킹을 유통하면서 대부분의 스타킹이 프리사이즈이고 여성들이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보니,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바로 크라우드펀딩에서 테스트를 해보았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많은 고객들이 인생 스타킹을 찾았다고 피드백을 해주었다. 그래서 기모 스타킹도 사이즈 있는 스타킹으로 만들어 보았다. 고객들이 사이즈에 반응하는 것을 찾아낸 것이다. 현재 월간 스타킹은 사이즈가 있는 스타킹으로 다른 스타킹 브랜드와 차별화하여 진행 중이다.
만약에 사이즈 있는 스타킹을 만들어 놓고, 사이즈 있는 스타킹에 반응할 소비자를 찾았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확률은 50%로 떨어진다. 하지만 고객의 스타킹에 대한 결핍을 찾아내고 그걸 제품화하여 테스트를 거치고 시장에 내놓는다면 확률은 굉장히 올라간다.
제품이 먼저가 아니다. 상품이 되기 위한 고객의 결핍을 먼저 찾아라, 그리고 그걸 제품으로 서비스로 만들면 상품이 되는 것이다. 이게 스타트업의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좋은 상품은 선택되어지는 것이지, 강요나 요구를 통해서 설득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