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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 Sep 12. 2017

사랑을 설명하기 힘든 것처럼

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것! (Love is inexplicable!)

폴케호이스콜레를 소개하기 위해서 덴마크 현지 기관에서는 어떤 내용으로 설명하는지 궁금해서 덴마크의 교육 기관에서 펴낸 자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자료를 잘 찾은 것 같다는 마음이 들기도 전에 목차의 첫 문장을 보고 첫 문단을 읽었을 때 혹시 자료를 잘못 찾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글의 첫 문장은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사랑에 대해서 한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것! (Love is inexplicable!)

글쓴이에 따르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에게는 사랑을 설명하고 이해하도록 하는 데 노력이 적게 들어가지만, 사랑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사랑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는 이야기가 자신이 지금부터 소개하려고 하는 내용도 폴케호이스콜레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은 사랑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랑을 설명하는 것처럼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덴마크의 폴케호이스콜레를 단순한 설명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고 결국,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어둡니다. 


설명하기 위해서 노력은 하겠지만 이해를 못 하는 것은 그만큼 설명이 어려운 일이니 자신의 탓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폴케호이스콜레를 소개하려고 하는데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는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다행히 저는 이 도전을 위해서 직접 폴케호이스콜레를 경험하기로 했고, 지금부터의 이야기는 폴케호이스콜레를 이해하기 위해서 직접 체험한 저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The Danish Folkehøjskole 에서 발췌

사랑은 설명할 수 없는 것! (Love is inexplicable!)


위대한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이야기한 바 있다. 그는 사랑이 진짜 무엇인지 단어로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이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존재할 뿐이다 — 사랑을 경험해본 자 그리고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자. 전자는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자주 설명을 하든 사랑에 대하여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 역시 이와 같다. 학교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굳이 간략하게 거칠게나마 설명을 하자면, 이는 시야를 넓혀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어른들을 위한 학교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설명 역시 단어 뒤에 숨어있는 진정한 실체를 전달하지 못한다.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결국, 직접 경험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키르케고르의 조언을 무시한 채, 독자들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희망을 품고 이 소책자를 쓰고 있다. 물론 나는 이와 같은 시도를 하는 것에 여러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폴케호이스콜레는 덴마크가 국제사회에 대중교육 (popular education)에 대해 남긴 가장 독창적인 공헌이기 때문이다. 독창적인 이유는 대중교육 (popular education)이라는 개념에 덴마크만의 포괄적이고 심오한 철학이 내포되어있기 때문이다.

 

대중교육에는 단순히 지식과 전문 기술을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는 것 그 이상의 뜻이 있다. 이 교육은 인간의 문화 환경을 전반적으로 다루는데, 특히 우리가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더 나아가 덴마크의 대중교육 전통은 민주적인 관점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아무도 절대적인 진리에 대한 특권을 누릴 수 없으므로 모두가 각각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또한, 순수한 “이성”(reason)에 대한 불신을 전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따져보기 시작한다면 모든 것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의미만 있게 될 것이다. “지성”(intellect)에 이토록 권한을 주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곳에 “마음”(heart)이 없다면 말이다.


나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는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하고자 한다. 덴마크 전통에서도 매우 특별하여 오역의 위험을 감수한 채 번역해야 하는 이 과제 말이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는 ‘폴케호이스콜(Folkehøjskole)’라는 단어를 덴마크어로 남겨두기로 하였다. 비록 이 단어가 중간에 øj와 같은 노르딕 어로 보이는 철자가 섞여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이 단어를 단순하게 영문으로 직역하면 ‘folk high school’이다. 그러나 이 단어는 잘못된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아마도 사진들을 먼저 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다. 사진들은 여러 학교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읽으면서 텍스트와 사진을 매치해본다면 아마도 당신은 이 특별한 학교의 일상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질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이 흥미로운 ‘폴케호이스콜레’라는 단어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있는 살아있는 실체를 이해하기 위함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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