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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라는 용어가 사라지는 날

한국 것이 아닌 인류의 보편적 문화가 되길

by 이제연

우리 것, 우리 음식, 우리 음악, 한국 문화 이렇게 규정하기를 즐긴다.

중국이 한복을 자기들 것이라고 억지를 부리기라도 하면, 한국인의 독립투사 정신이 살아나 우리 것이라고 목청을 높인다.

K-컬처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주장할 필요가 없을 지 모르겠다.

이미 트랜드에 민감한 인류는 K푸드를 일상으로 먹으며, K팝과 K드라마를 향유하고 자기와 동일시 하기도 한다.

문화란 풍경처럼 즐기는 사람의 것이며, 그들에 의해 재창작되는 것이다.

누가 그랬다.

자연은 보고 즐기는 사람의 것이지, 토지 소유권을 가진 사람의 것이 아니라고.


지난 수 십년 간 세계는 미국의 영화와 음악을 그냥 pop이라 부르며, 애써 미국의 것이라 구분하지 않는다.

마이클잭슨, 디즈니, 스타워즈를 자신들의 것이라 강변하는 미국인은 없다.

그저 대중문화로 불리면 그만인 것이다.

시대와 세대를 대표하는 보편적 문화.


이제 K-컬처라는 용어도 불필요할지 모른다.

애써 대한민국의 것이니 넘보지 말라고 강변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세계인이 자신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즐기고 참여하는 것만으로 기쁜 일이다.


1990년 말 대만과 중국에서 쓰이기 시작한 '한류(K-wave)'라는 용어는 30년 만에 대세가 되었다.

노래, 푸드, 화장품, 드라마까지 그 영역도 확장되었다.

우리가 구분짓고 정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도 한참 넘어버렸다.


나는 더이상 'K'로 구별되고 불릴 필요가 없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이젠 내가 제일 잘나가' 라는 자신감이 있지 않은가?

제2, 제3의 K컬처의 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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