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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나 May 03. 2024

그리움의 적정선

0501

글을 올리면서 나와 닮은 여자의 댓글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고 동시에 다정한 답글을 달아주었던 수지피님이 생각이 났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대부분을 믿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었으나 그가 그리웠다.


우리가 별을 볼 때라는 소설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아프지 않을 만큼만 슬픔을 느꼈다가 말끔하게 내 일상을 사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케이팝을 좋아했던 관계와 내가 아이돌으로부터 만들었던 사랑이 그리웠다. 그러나 나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


과거의 맺었던 관계가 떠오를 때 그리움과 동시에 괴로웠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으나 쓸 곳 없는 후회와 아픈 마음이 쉽게 커졌다. 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괴로워서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움은 구경이 같은 마음에 드는 미디어의 엔딩에서 느끼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건 크지 않았다. 언젠가 얕은 연결이라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는 관계가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롭고 싶지 않다. 마음이 가벼워지고 웃고 싶었다. 외로움이나 슬픔의 일상에 벅차고 싶지 않았다. 내가 슬픔이나 아픔, 화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내게 혐오스러움을 느끼는 빈도가 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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